[반세기, 기록의 기억] (144) 부산 자갈치시장

자갈치시장은 부산에 있는 수산물 시장이다. 보통 2006년 중구 남포동 부둣가에 개장한 갈매기 날개를 형상화한 7층의 현대식 건물을 자갈치시장이라 부른다. 하지만 영도대교 바로 옆의 건어물 시장에서부터 서쪽으로 해안을 따라 서구 충무동의 충무동공동어시장까지를 통칭해 자갈치시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 이유는 자갈치시장이 바닷가에 길게 늘어선 노점 형태로 처음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자갈치시장이 있는 남포동의 옛 이름은 남빈(南濱)이었다. 남쪽 물가라는 뜻으로 일본인이 붙인 이름인데, 이곳 해변은 굵은 자갈로 이뤄져 있었다. ‘자갈치’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곳에 수산물 시장이 형성된 것은 일본인들이 1922년 부산어업협동조합을 만들어 수산물 위탁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1931년엔 자갈치 해안을 메워 어업기지인 남항(南港)을 건설하였는데, 남항에서 출어하는 영세 어선들의 어획물을 판매하는 노점들이 부산어업협동조합 위탁판매장 주변에 모이면서 자갈치시장이 형성되었다. 6·25전쟁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든 여성들이 자갈치시장에 모여 장사를 하면서 ‘자갈치 아지매’라는 이름도 생겨났다.
1971년 사진에는 멀리 영도대교와 영도가 보이고, 부두에는 잡아 온 생선을 내리는 어선들, 그리고 부두를 따라 늘어선 시장 점포와 노점들이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만으로도 시장의 활기가 느껴진다. 2023년 사진은 새로 지은 자갈치시장이다. 잘 정돈된 좌판에 진열된 싱싱한 생선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뒤쪽으로 영도대교의 빨간 교각과 고층 건물이 즐비한 영도도 보인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선전 구호로 유명한 자갈치시장은 부산의 상징이자, 한국 최대의 수산물 시장이다. 말끔한 현대식 건물에서 활어회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판때기 장수’를 찾는 게 자갈치시장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들은 자갈치시장의 원조로 ‘판때기’, 즉 널빤지로 만든 좌판에서 곰장어를 구워 팔거나, 삶은 고래고기를 바로 썰어준다. 다양한 해산물을 파는 판때기 장수들은 다른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갈치시장만의 매력이다.
* 이 칼럼에 게재된 사진은 셀수스 협동조합 사이트(celsus.org)에서 다운로드해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해도 됩니다.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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