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김건희 대통령 뽑았나” 심상찮은 부산 금정…여론 ‘박빙’

문광호 기자 2024. 10. 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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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사활 건 승부’ 10·16 구청장 보선, 현장을 가다
‘보수 텃밭’ 여당 우세 예상 깨고 ‘김 여사 논란’ 강한 실망
최근 조사 민주당 김경지 ‘45.8%’ 국민의힘 윤일현 ‘42.3%’

“국민은 김건희를 뽑은 적이 없는데 자기가 마치 대통령인 것처럼 행동하지 않나. 국정농단 아닌가.”

부산 내에서도 ‘보수 텃밭’이라 불리던 금정구가 10·16 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흔들리고 있다. 금정구민들은 국민의힘 후보의 우세를 예상하면서도 일부는 투표를 통해 김건희 여사 논란에 경고를 날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의 유세현장 일대를 돌며 유권자들의 민심을 청취했다.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는 금정구민들은 정부·여당에 실망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금정구에 30년 넘게 거주 중인 김성엽씨(59)는 “경기도 안 좋고 모든 게 잘못되고 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당장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해 “잘한다고 생각은 안 한다”면서도 “그래도 정부가 너무 못하니까”라고 김 후보 지지 이유를 말했다.

정부·여당에 실망감을 느끼는 이유로는 김 여사 논란이 가장 많이 꼽혔다. 40대 한모씨는 “윤 대통령이 혼자 정치를 하기보다는 그 뒤에 김 여사의 의견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며 “각종 의혹들을 밝히지 않고 내로남불 같다. 수사는 다 무혐의로 나오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아내와 이 대표 유세장을 찾은 이모씨(61)도 “(김 여사는) 자기 분수를 모르는 것 같다. 국민들은 김건희(여사)를 뽑은 적이 없는데 마치 대통령인 것처럼, 이 나라가 자기 나라인 것처럼 행동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금정구민들은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금정구 장전동에 거주하는 정연순씨(68)는 “윤 대통령은 지금 잘하고 있지 않나”라며 “어디 욕 들어 먹을 게 있나”라고 옹호했다. 그는 “김 여사 문제 때문에 자꾸 그러는데 김 여사가 정치하는 거 아니지 않나”라며 “야당이 김 여사만 관심이고 국민은 뒷전인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였다. 유치원 교사인 40대 윤모씨는 “한 대표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라든지 사고가 다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부산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씨(22)는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한 대표가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대변해준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반감 때문에 윤 후보를 뽑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60대 김모씨는 “이재명이 싫어서 기호 2번(윤 후보)을 뽑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에 투표할 생각조차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곡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채모씨(69)는 “국민들이 바라는 건 민생에 좀 신경을 써달라는 건데 맨날 자기들끼리 싸우기만 하고 지쳐서 아이고…”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당 캠프는 금정구 민심이 자신들의 후보에게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10일 통화에서 “지금 민심은 박빙”이라며 “금정구에서도 정권 심판에 대해서는 별 거부감이 없었다. 특히 김 여사는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침례병원 공공화 등은 집권 여당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윤 후보가 지역 현안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지역 일꾼이라는 점을 주민들이 좋아하신다”고 밝혔다.

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가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김 후보는 45.8%, 국민의힘 윤 후보는 42.3%였다. ‘지지 후보 없음’은 8.8%, ‘잘 모르겠다’는 3.0%였다(응답률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산 |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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