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맥 빠졌나…사건 처리 기간 줄고, 재수사 지시는 늘어

전현진 기자 2024. 10. 10. 2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한 사건당 11.2일 감소
심의 신청은 1025건 증가
내부선 “수사 인력 감소 탓”

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은 줄고 있지만 수사심의 신청과 보완·재수사 지시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사 인력까지 감소하면서 부실수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확인한 자료를 보면 경찰의 수사 부서별 한 건당 평균 사건 처리기간은 2022년 67.7일에서 올해 1~8월 평균 56.5일로 11.2일 감소했다.

사건 처리 기간이 감소한 것 자체만 놓고 보면 사건 관계인들이 오랫동안 수사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 대한 심의 신청 건수는 같은 기간 2443건에서 3468건으로 1000건 이상 늘었다. 수사 심의 신청에 대한 절차 위반 등 과오 인정·조치 건수는 같은 기간 15.3%(375건)에서 9.6%(333건)로 줄었으나, 보완·재수사를 지시한 건수는 159건에서 233건으로 늘었다. 수사 기간이 짧아지면서 심의 신청 건수는 늘었는데, 수사상 과오에 대해 보완·재수사 지시는 늘었다는 뜻이다. 사건 처리가 부실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들어 수사 인력이 실질적으로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월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가 출범한 뒤 사건 처리를 담당할 수사 인력이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기동순찰대는 수사 인력과 관련이 없는 조직이고, 형사기동대는 인원뿐 아니라 업무량도 함께 가져갔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력 감소나 업무량 증가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또 지난해 11월 고소·고발 반려가 폐지된 뒤 모든 고소·고발을 접수하면서 업무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 인력은 실제로 감소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수사과 인원은 2022년 3만4086명이었다가 지난해 3만6656명으로 늘었지만 올해는 9월 기준 3만5593명으로 1063명 줄었다.

신 의원은 “일선 경찰의 업무과중과 맞물려 수사 심의 신청과 보완·재수사 지시가 증가해 부실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