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 “한강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각)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 작가다.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다”며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안데르스 올슨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장은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강은 한국 작가 중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며 예술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물은 그동안 그의 작품에 분명하게 반영됐다”며 “1993년 그는 시인으로 데뷔했고, 2년 후 소설가로 등단했다”고 소개했다.
올슨 위원장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와 같은 소설에서 극단적이며 취약한 여성의 삶에 대한 신체적 공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2007년 발표한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주인공이 육식을 거부함으로써 발생하는 폭력적인 결과를 가혹하고 효과적이면서도 시적으로 묘사했다”고 평가했다.
또 작품 ‘희랍어 수업’에 대해 “두 취약한 개인 간의 특별한 관계를 매력적으로 묘사했다”며 “일련의 외상적 경험을 겪은 후 말을 할 수 없게 된 젊은 여성이 시력을 잃어가는 고대 그리스어 선생님과 소통하고 각자의 결점으로 인해 깨지기 쉬운 연애로 발전한다. 이 책은 상실, 친밀감, 언어의 궁극적인 조건에 대한 아름다운 명상”이라고 했다.
노벨 문학위원회 위원인 안나-카린 팜은 한강에 대해 “부드럽고 잔인하며 때로는 약간 초현실적인 강렬한 서정적 산문을 쓴다”고 했다.
한강은 소설을 통해 일관되게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류 보편의 주제인 폭력의 문제에 접근, 특유의 서정적이며 미려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1998년 발표한 첫 장편 ‘검은 사슴’부터 폭력과 삶의 비극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소년이 온다’는 한강의 문학성과 주제의식이 정점에 이른 작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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