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픈 이유…혹시 패스트푸드?[책과 삶]
초가공식품
크리스 반 툴레켄 지음 | 김성훈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 544쪽 | 2만3800원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녹아내리지 않는 완벽한 원형의 아이스크림. 영롱하게 반짝이는 윤기에 먹음직스러운 모양새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손색이 없다.
초코맛 시리얼이 담긴 박스에는 귀여운 원숭이가 그려져 있다.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 시리얼은 더 먹겠다고 떼를 쓸 만큼 유혹적인 맛이다. 포장 박스에는 ‘다행히’도 하루 비타민 D 섭취량의 50%가 함유돼 있으며 설탕은 30% 저함량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다.
비단 아이스크림, 시리얼뿐일까.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마시고 음미하는 먹거리의 상당수는 맛과 모양, 편의성, 경제성을 두루두루 충족시키고 있는 ‘제품’들이다. 바쁘고 팍팍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입장에선 시간을 들여 수고롭게 준비할 필요도 없고 원재료를 사서 손질해 만드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실상 이 먹거리들은 음식이라 부르기 민망한 ‘물질’들이다. 미국, 영국 등 소위 선진국 사람들이 섭취하고 얻는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이 물질들은 음식이 아닌 음식, 즉 ‘초가공식품’이다.
저자인 크리스 반 툴레켄은 영국 의사이자 의학전문 방송인으로, BBC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초가공식품’이라는 단어를 널리 알렸다.
초가공식품은 쉽게 말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과자나 음료, 햄버거 따위의 패스트푸드, 가공버터와 같은 각종 화학 조미료들이다. 과학적으로 정의한다면 ‘표준의 가정 주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성분이 한 가지라도 들어 있는’ 식품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산 식품의 뒷부분에 표기된 원재료명을 들여다보면 바로 구분된다. 변성전분, 전화당, 합성유화제, 저칼로리 감미료, 포도당, 검, 레시틴….
적게 먹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고 각종 건강기능 식품을 섭취하는데도 어딘가가 계속 아픈 현대인들은 나이를 먹어서 혹은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아플 거라 짐작한다. 하지만 저자는 단언한다. 당신의 인생에 생기는 상당 부분의 문제들이 사실은 당신이 먹는 음식 때문이라고.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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