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외교관들의 '두 국가론' 평가…"김정은표 핵무력 통일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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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표적 엘리트 계층인 외교관 출신 탈북민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두 국가론'을 평가하는 자리가 10일 마련됐다.
북한 정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외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북 정책, 외부정보 유입,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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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정보 유입·국제 공조가 북한 정권에 핵폭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북한의 대표적 엘리트 계층인 외교관 출신 탈북민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두 국가론'을 평가하는 자리가 10일 마련됐다.
북한 정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외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북 정책, 외부정보 유입,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조언했다.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탈북 외교관들이 보는 8·15 통일독트린 vs 두 개 국가론' 토론회에는 한국에 온 지 30년이 넘은 '탈북 외교관 1호' 고영환 통일교육원장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탈북해 최근에 한국에 정착한 이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까지 총 7명의 탈북외교관이 참석했다.
현재까지 12명의 북한 외교관이 한국에 왔는데 절반이 넘는 이들이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것이다.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자격으로 토론에 참여한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북한에서는 노동당 당원 중에서도 핵심을 고르고 골라 되는 게 외교관이다. 전 노동당 당원으로서 김정은의 두 국가론을 어떻게 볼 것인지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토론회 개최 목적을 설명했다.
토론자인 이영철 전 핀란드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은 북한의 두 국가론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변하지 않은 대북정책, 변하지 않은 정보 유입, 변하지 않은 국제공조가 김정은 독재 정권에 핵폭탄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적 공조와 국제사회 여론은 김정은도 대적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 공조가 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도 명백히 빛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일규 전 참사도 그간 남북이 진행해온 각종 정상회담과 이들이 내놓은 공동선언, 성명은 비인간적이고 신뢰가 없는 북한 정권으로 인해 '휴지장'이 됐다며 "8·15 통일 독트린은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의 주동적 역할 의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참사는 "북한에 외부 정보를 유입해 북한 내부를 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해외에 나와 있는 파견자를 포섭하고 이들이 북한에 돌아간 뒤 한국의 통일 방안과 세계 변화 양상을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탈북외교관들은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이 북한의 진정한 '통일 포기'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내놨다.
발제를 맡은 김동수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은 "적대적 두 국가론은 김정은 정권의 호전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반영한다"며 "공식적으로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북한의 전통적인 대남노선을 '김정은표 핵무력 통일전략'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탈북외교관들은 예상과 달리 북한이 지난 7∼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 표현 삭제 관련 개헌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두 국가론에 대한 북한 주민의 이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태 처장은 "통상 최고지도자가 이론을 발표하면 간부들과 주민들이 북한 관영매체에 나와 '지당한 말씀'이라고 홍보하고 이게 왜 현실성 있고 정당한 이론인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논설과 사설이 나온다"며 "하지만 노동신문은 여기에 대한 지지 논설과 사설을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이 (두 국가론을) 밀어붙이다가 브레이크가 걸린 것 같다"며 "지난 9일 북한 총참모부가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완전히 끊고 국경을 영구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북한 주민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이론이 정립되지 않아 선(先) 행정 조치를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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