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정부 공모 사업에 부적격 업체 선정?
[KBS 제주] [앵커]
버려지는 가축분뇨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며 자원화 시설을 만드는데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죠.
제주에도 정부 공모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약 100억 원의 국비와 지방비가 들어가는 이 사업에 자격 미달 업체가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탐사K 나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부 중산간 지역, 만 5천여 ㎡ 부지에 추진되고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 사업.
가축분뇨 등을 재활용해 바이오가스와 사료 생산 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지방비 등 약 1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 사업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부적격 업체가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사업을 하려면 가축분뇨 재활용이나 환경시설 등 관련 분야에서 1년 이상 실적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신청한 업체는 1년도 안 된 신생 법인이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격도 없는 업체가 부지 매입과 주민합의서 작성, 환경영향평가 용역도 시행했다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안관홍/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장 : "자격 요건이 안되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는 거는 미리 정해놓고 (행정당국이) 이 업체를 밀어 주기 위해서 진행했던 것 아니냐."]
결국, 이 업체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설립 10년 차의 또 다른 영농법인을 인수하는 형태로 사업을 이어갔습니다.
인수한 영농법인에게 사업 부지를 현물 출자하고 주민 합의 내용도 승계했던 겁니다.
하지만 인수한 영농법인 역시 관련 실적이 기준에 미달합니다.
제주시에 따르면 해당 영농법인이 외관상 가축분뇨 액비유통센터를 운영해 왔지만 액비 살포 대상지 등록 기록이 없고, 3개월가량의 가축분뇨 운반 인허가 기록만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업자는 당시 영농법인을 인수하면서 개별 조합원의 실적이 있고, 공모 당시 제주시 축산과의 추천을 받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변강익/상대리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 사업자 : "저희가 응모할 때는 규정이 바뀌어서 (관련) 업종 면허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달라붙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영업 실적이 있는) 개개인 주주, 지분이 있는 주주에게 직접 돈을 주고 매입했습니다."]
한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축산분야 감사를 진행한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개별 조합원의 실적을 법인의 실적인 것처럼 자료를 제출한 법인은 보조사업 대상자가 될 수 없다며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제주시 축산과에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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