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속에 담긴 제주 바다”.. ‘제주를 품은’ 화가의 꿈과 환상은 어떻게 아이들에게 상상력의 열쇠를 건넸을까?
“2025년 초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수록”
# 푸른 제주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몽환적인 세계가 이제 전국의 초등학교 교실로 퍼져 나갑니다. ‘제주를 품은 작가’ 김품창 화백의 대표작 ‘어울림의 공간~제주 환상’(2011)이 2025년 교육부 검정 초등학교 4학년 미술 교과서에 실리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김 화백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명체 간의 공존을 주제로 작품을 그려왔으며, 이번 작품 역시 제주 자연의 숨결을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철학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10일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김품창 화백의 ‘어울림의 공간~제주 환상’(2011)이 2025년 교육부 검정 초등학교 4학년 미술 교과서에 수록됩니다. 작품은 3~4학년 군으로 분류해, 4학년 미술 교과서(금성출판사) 미술 감상 9단원 51쪽에 실렸습니다.
■ “자연과의 교감”.. 돌고래 떼에서 시작한 예술적 여정
제주의 맑은 바닷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돌고래와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진 장면을 그린 작품은 김 화백이 자연과 교감을 통해 얻은, 속 깊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초기 제주 정착 당시 제주 바다에서 우연히 마주친 돌고래 떼를, 작가는 “경이로움으로 작품에 담아보겠다”라고 짐짓 다짐하지만 한편으로 고래의 웅장함을 단순히 그림으로 옮긴다는 게 오히려 유치하게 보일까 두려워 몇 년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감동은 계속 가슴 속을 맴돌았습니다. 김 화백은 “고래를 그리기 시작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웅장한 감동을 단순한 그림으로 담아내는 것이 두려웠지만, 결국 진실한 화가로서 그 감동을 표현해내고 싶었다”라고 회고합니다. 자신을 ‘진실된 화가’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 속에서 이 감동을 화폭에 옮겨냈고, 자신을 직시하면서 ‘제주를 품는’ 작업은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 “아이들 감수성을 일깨우는 작품”.. ‘어울림’의 공간, 철학적 깊이 더해
김 화백의 작품이 미술 교과서에 실리게 된 이유는 단순한 미적 가치 때문만은 아닙니다.
출판사 측은 김 화백의 작품이 어린이들에게 감성적 공감과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 적합한 화풍이라며 “제주 자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화면 속에 풍부하게 담아내어, 어린이들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더 깊은 연관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교과서 수록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교육부 검정 교과서’라는 특성상 사회적 논란이 없고 인지도가 있는 등 작품에 대한 검정성이 필요하다는 기준 역시도 “(김 화백의 작품이) 여기에 부합되고, 사회 활동에도 모범이 되는 검증성 높은 작품이라는 점도 선정 사유”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1년여 전, 김 화백은 자신의 작품을 초등학교 4학년 미술 교과서에 수록하고 싶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지난해 9월쯤 출판사로부터 교과서 수록을 위한 자료 요청을 왔고, 작가 정보와 작품 관련 자료를 보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최근, 2025년도 교과서 수록이 최종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 화백은 이번 성과에 대해 “그림을 그리면서 이런 영광을 누릴 줄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라며 깊은 감동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특히, 교과서에 실린 세계적인 거장들에 대해 언급하며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해 고흐, 르누아르, 쇠라 그리고 조선 후기의 겸제 정선, 심사정, 장욱진, 이중섭 선생까지, 수많은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이 함께 수록됐다. 이 중 생존 작가로는 나와 외국 작가 단 2명이 포함됐을 뿐”이라며 감개무량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제주의 순수한 동화적 판타지 세계를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전하고 싶다. 공존의 세상을 그림으로 이야기하며 생명 존중과 배려,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김 화백의 작품이 교실 속 아이들에게 전해질 때, 제주의 자연이 지닌 생명력이 어떻게 그들의 상상력을 이끌어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지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 제주에서 찾은 나만의 예술 세계.. “공존의 철학 담아”
2001년, 35살 나이에 ‘나만의 작품 세계’를 찾기 위해 가족과 함께 서울을 떠나 제주에 정착한 김품창 화백은 그곳에서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완성해 왔습니다.
그는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성을 제주 자연이 일깨워줬다”라며, 제주의 생명력 넘치는 자연이 자신의 창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전했습니다.
현재 김 화백은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랜 시간 제주 자연을 그리면서 얻은 깨달음을 인문학 강연과 강의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추계예술대 미술학부 동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에서 19회 개인전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KIFE(국제아트페어) 국제화랑 미술제 등 국내·외 다수 초대전·단체전에 참가했습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제주자치도 문화예술위원을 지냈고 ADAGP 국제저작권자협회·한국 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 에세이 ‘제주를 품은 창’, ‘김품창 제주15년’ 등을 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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