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위반’ 야구선수 박효준, 아직 2심 소송대리인 선임 안 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고 여권을 반납하라는 명령을 받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야구선수 박효준(28)이 2심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절의 박효준. /AP연합뉴스

서울고법 행정9-1부(재판장 김무신)는 10일 박씨가 “여권반납 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반납 명령 취소 청구 소송 2심 첫 변론 기일을 열고 “박씨가 소송대리인 선임을 하지 않고, 항소이유서도 제출 안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박씨 측 소송대리인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피고 측은 출석했지만 변론하지 않기로 하면서 ‘쌍불(쌍방불출석)’ 처리됐다. 이처럼 변론 기일에 피고 측만 출석하는 경우 대체로 재판부에서 불출석을 권한다.

박씨 측이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다음 재판에도 빠지면 소송이 취하될 가능성이 커진다. 민사소송법에는 당사자가 3회 이상 재판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돼 있다. 행정소송도 민사소송과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불출석으로 인한 소 취하 간주에 관해선 이 법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1심 판결이 확정될 수 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 기일은 내달 21일로 정했다.

앞서 1심인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박씨가 이 사건 처분을 받는 데까진 어느 정도 자초한 부분이 존재하고, 결국 현재까지도 귀국하지 않은 채 계속해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박씨는 고교(야탑고) 시절 ‘천재 유격수’로 불리며 2014년 7월 MLB(미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116만달러(약 15억원)에 계약하고 미국에 진출했다. 2021년 시즌에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을 거쳐 현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 소속돼 있다. MLB 개인 통산 성적은 68경기 타율 0.201(179타수 36안타), 5홈런, 20타점, 2도루이다.

병역 미필인 박씨는 병역법 제70조 1항에 따라 ‘25세 이상인 병역준비역, 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서 소집되지 아니한 사람’에 해당돼 2023년 3월까지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지만, 국외여행 허가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자 서울지방병무청은 그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외교부는 작년 4월 박씨에게 여권반납 명령 통지서를 송달했고 그는 작년 5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