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多行不義 必自斃 <다행불의 필자폐>

강현철 2024. 10. 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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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을 다, 행할 행, 옳을 의, 넘어질 폐.

춘추좌씨전은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춘추'(春秋)를 노(魯) 나라의 좌구명( 左丘明)이 주석을 단 것으로, 기원전 700년경부터 약 250년간의 역사를 시대순(편년체)로 기록했다.

약소국 정(鄭) 나라의 왕 장공(莊公)은 무강(武姜)으로 불리는 어머니 강(姜)씨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자 장공이 답한 게 바로 '多行不義 必自斃'(다행불의 필자폐)니 '子姑待之(자고대지)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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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을 다, 행할 행, 옳을 의, 넘어질 폐. "나쁜 짓을 많이 하면 반드시 스스로 망한다"는 뜻이다. "세상 일(세상 이치)은 반드시 올바름으로 되돌아온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과 일맥상통한다. 중국 춘추시대의 역사서인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은공(隱公) 하편(夏篇)의 정장공(鄭莊公)과 동생 단(段)의 고사에 나온다.춘추좌씨전은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춘추'(春秋)를 노(魯) 나라의 좌구명( 左丘明)이 주석을 단 것으로, 기원전 700년경부터 약 250년간의 역사를 시대순(편년체)로 기록했다.

약소국 정(鄭) 나라의 왕 장공(莊公)은 무강(武姜)으로 불리는 어머니 강(姜)씨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강씨가 장공을 미워하며 단(段)만을 편애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장공이 거꾸로 태어나 출산때 엄청 고생했다는 이유로 장공을 괴롭혔다. 왕위에 뜻이 없던 장공은 왕이 되기 전에 부왕에게 태자를 단으로 바꾸도록 수차례 아뢰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강씨는 장공이 즉위하자 단에게 영토를 주도록 여러 차례 강권, 도성 근처 요지의 땅을 나눠주도록 하기도 했다. 장공은 강씨의 미움을 잘 참고 모후로 받들었다. 그런데도 강씨는 단과 모의, 왕위 찬탈을 위해 군사를 비밀리에 모았다. 음모를 알아챈 대부 제중이 장공에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충언했다. "강씨의 욕망에 끝이 있겠습니까? 서둘러 조치를 취하시어 세력이 커지지 않게 하소서. 하물며 풀도 무성하면 모조리 없애버릴 수가 없는데, 장차 군주님의 아우에게 있어서야 다시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라고 했다. 그러자 장공이 답한 게 바로 '多行不義 必自斃'(다행불의 필자폐)니 '子姑待之(자고대지)하라'이다. 바르지 못한 일을 많이 하게 되면 반드시 스스로 망하게 되는 법이니, 그대는 잠시 기다리라는 얘기다. 장공은 거사날짜를 미리 알고 선수를 쳐 반군을 멸망시켰고, 이웃나라로 달아난 단은 결국 자살했다. 어머니는 토굴에 유폐시켰다.

동생을 죽게 했고 어머니를 토굴에 가두었으니 세상 사람들의 원망을 받을 법도 한데 비난을 받지 않은 것은 백성들이 강씨와 단을 옳지 못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협잡꾼인지 거간꾼인지 '듣보잡' 인물에 대한민국이 놀아나고 있다. 민심의 향방은 '누가 의롭고,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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