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맨’ 황인수만 뜨면 국감 파행…여당 의원도 “납득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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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국정감사에 출석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황인수 조사1국장이 의원들의 거듭되는 '얼굴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 여당 의원들조차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이 속개된 뒤 의사진행 발언을 자청해 "여당 의원 입장이지만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동감한다. 국정원법 어디를 봐도 '국정원 퇴직 이후 국가안보를 누설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있지만 '마스크 쓰고 국회 출석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며 "국정원 업무 질문하는 것도 아니고 진실화해위 업무 질의하게 될 텐데 국가안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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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국정감사에 출석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황인수 조사1국장이 의원들의 거듭되는 ‘얼굴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 여당 의원들조차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간부 한 명의 일탈 행동으로 진실화해위 전체가 희화화되고 무력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이 속개된 뒤 의사진행 발언을 자청해 “여당 의원 입장이지만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동감한다. 국정원법 어디를 봐도 ‘국정원 퇴직 이후 국가안보를 누설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있지만 ‘마스크 쓰고 국회 출석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며 “국정원 업무 질문하는 것도 아니고 진실화해위 업무 질의하게 될 텐데 국가안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 황 국장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의원들의 ‘얼굴 공개’ 요구 거부를 이어간 것을 지적한 것이다. 국회 정보위 소속이기도 한 이성권 의원은 “오전에 국정원에 전화해 문의했는데 마스크를 써야 할 의무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기관장인 (김광동) 위원장께서 강력하게 (황인수 국장이) 마스크를 벗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대공 수사 3급(대공수사처장) 출신으로 여러 논란을 빚어온 황인수 국장은 6월19일과 7월11일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 때도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발언대에 섰다가 이를 벗으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강제 퇴장당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황 국장은 평소에는 안경과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이날도 국감장 밖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국회의원들에 의해 포착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따지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오전과 오후 국감이 시작될 때마다 황인수 국장을 발언대에 불러세웠다. 신 위원장은 한겨레가 보도한 황 국장의 맨얼굴 사진을 들어 보이며 “이미 얼굴이 보도됐고 에스앤에스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국회에 나와 얼굴 가리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냐”며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황 국장은 오전과 오후 모두 이를 거부하면서 “본인이 국정원 시절 도와준 이들에 대해 특별한 보호조처를 약속해달라”고까지 했다. “28년 동안 매국노를 찾아 처벌하는 일을 했다”며 장황하게 본인 과거 활동을 설명하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는 황인수 국장의 의견을 들을 필요 없다. 김광동 위원장이 다른 기관과 협의해보겠다고 해놓고 계속 미뤄왔는데 인사혁신처가 ‘소속 기관장의 판단 사항’이라며 결론을 내렸다”며 김광동 위원장이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28년간 국정원에서 활동한 개인의 판단을 존중할 부분이 있다”고 황인수 국장을 두둔하다 이날 오전 위원장으로부터 국감장 밖 대기조처를 당했다. 이로 인해 진실화해위 기관 증인 대표 선서를 이옥남 상임위원이 대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다시 국감장에 들어온 뒤에는 “국장이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불편함과 물의에 관해 사과드리고 국감의 본질이 훼손됨 없도록 최대한 설득하고 협조할 방안 찾겠다. 거듭 송구하다”고 몸을 낮췄으나 황 국장에 대해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이날 국감을 본 진실화해위 한 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국정감사를 대비한다며 열심히 일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대 국회 관계를 이렇게 망가뜨려 가면서까지 개인 보호를 해줘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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