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턴 굴즈비 직격 인터뷰 “현 물가, 고용 지켜내려면 금리 많이 떨어뜨려야”

홍준기 기자 2024. 10. 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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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 내년부터 미국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주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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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 중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과 노동시장 상황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길 원한다면 기준금리를 많이 내려야 한다”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2%)에 매우 근접한 물가 상승률과 완전 고용에 가까운 노동시장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기준금리를 많이 떨어뜨려야 합니다.”

미국 연준 인사 중 대표적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인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일 WEEKLY BIZ 인터뷰에서 “지난달 연준의 금리 인하는 제때 이뤄진 것으로 본다”며 “(고금리가 장기화해) 긴축적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오래가면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굴즈비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지만, 내년에는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인사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 석학 중 하나인 굴즈비 총재는 예일대와 MIT(매사추세츠 공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5년부터 시카고대에서 미시 경제학을 가르쳐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0~2011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고, 2023년 초부터 시카고 연은을 이끌고 있다.

◇“이상적 물가 유지하려면 금리 많이 내려야”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한 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적절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본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년 이상 꽤나 높은 수준(연 5.25~5.5%)으로 유지됐다. 그런데 이렇게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필요 이상으로 오래 유지한다면, 실물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나 실업률이 균형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한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까지 연준은 이례적으로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제는 연준의 이중 의무인 ‘물가 관리’와 ‘최대 고용’을 둘 다 살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지난달 이뤄진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연준이 두 가지 의무를 고루 이행하는 모드로 복귀했음을 알리는 구분선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올해와 내년에 연준은 금리를 어느 정도 내려야 할까.

“물가 상승률은 2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해 이제는 우리가 목표로 삼는 2%에 근접했다. 노동시장은 완전 고용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둘 다 더는 악화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됐으면 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려면 금리를 많이 내려야 할 것이다.”

◇“물가 2%, 실업률 4.5% 이하가 목표점”

-이번 금리 인하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으로 이어질까.

“사실 ‘착륙’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쉽지 않다. 경제는 착륙한 비행기처럼 멈추는 게 아니라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준이 해온 것처럼 잘 해낸다면 물가 상승률이 2% 안팎에 머물면서, 실업률은 4.5% 이하로 유지되는 긍정적 상황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통화정책의 변화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엔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그렇기에 ‘금리 인하가 어떤 변화를 당장 불러올 것이냐’에 대해 구체적인 예측을 내놓는 것은 조심스럽다.”

-최근 미국 실업률이 4%대로 오른 점은 어떻게 생각하나.

“일정 수준의 실업률 상승은 예견된 것이다. 또한 최근의 매우 빽빽한(구인하기 어려운) 노동시장 상황은 지속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현재 노동시장은 실업률이나 고용률, 퇴사율 등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더라도 ‘이대로 유지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이상적인 상태다. 다만 앞으로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미국 경제의 걱정거리가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0%에 가깝게 낮추는 등 극단적 통화정책을 펼 일은 잘 없으리라 본다. 그만큼 코로나 이후 경제 환경은 매우 예외적이었다. (연준은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연 0~0.25%로 낮췄다가, 다시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연 5.25~5.5%까지 올려야 했다.) 통화정책을 전환해야 할 때 적절한 시점을 찾아내는 일이 중앙은행으로서는 가장 어렵다. 연준이 주기적으로 열리는 FOMC를 통해 ‘전환 시기’에 적절한 통화정책을 마련해 왔다고 믿는다. 특히 지난해 FOMC 멤버로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지혜와 리더십을 존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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