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애인 활동지원 종합조사, 직원 1명이 320건 맡기도···이의신청 4년 새 3배
국민연금공단이 2019년 장애등급제 폐지로 도입된 장애인 활동지원 종합조사를 미비하게 운영 중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직원 1명이 6개월간 320건의 조사를 떠맡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조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은 4년 새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의 장애인 활동지원 담당 직원 301명 중 장애 관련 업무 경력이 아예 없거나 1년 미만인 직원은 총 107명으로 전체의 35.5%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51명이 관련 이력이 없었다.
활동지원 종합조사 담당 직원은 일상생활 동작, 인지행동 특성, 사회활동, 가구 특성, 주거 특성 등 영역별 조사항목에 점수를 매겨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급여량을 산정한다. 대상 장애인들은 부여된 시간만큼만 활동지원사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문인력의 2인 1조 방문조사를 원칙으로 한 것도 면밀한 평가를 위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원칙은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2인 1조 방문조사 비율은 2019년 7월 42%에서 매년 30.6%→25.9%→22.5%→21.0%로 감소해 올해 6월 17.6%로 5년 대비 24.4%포인트 감소했다.
직원 1명이 혼자 조사하거나, 담당자가 복수여도 1인당 평균 조사 건수가 100건이 넘는 현상은 전국(112개 지사)에 걸쳐 나타났다. 경기 이천·여주 지사는 경력이 없는 직원 1명이 지난 1월부터 6개월 간 총 320건의 종합조사 업무를 담당했다. 경기 군포·의왕 지사는 반년 경력의 직원 1명이 313건, 서울 종로·중구, 강원 홍천, 전북 진안 지사 역시 반년 경력의 직원 1명이 각각 145건, 110건, 136건의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은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인 2019년 7~12월 576건에서 지난해 1666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조사항목 자체의 한계에 더해 부족한 전문인력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의신청 인용률은 2019년 40.97%→2020년 53.88%→2021년 57.95%→2022년 53.28%→2023년 53.6%로 집계됐다. 올해 6월 기준 접수된 이의신청은 1140건으로, 이 가운데 540건(인용률 52.63%)이 기각됐다.
중앙정부의 예산 투입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예산은 2019년 168억8600만원→2020년 181억9200만원→2021년 227억7300만원→2022년 262억6900만원→2023년 289억5600만원→2024년 295억4800만원으로, 최근 들어 증가율이 소폭이었다.
김 의원은 “장애인 활동지원 종합조사는 장애를 더 이상 등급으로 나누지 않고 당사자의 욕구에 맞는 지원을 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경력 없는 직원이 홀로 한 지역의 전체 종합조사 업무를 하게 하는 등 국민연금공단의 잘못된 운영으로 오히려 이의신청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단은 공정하고 정확한 활동지원 심사를 위해 장애인지원센터 직원의 수를 늘리고, 순환 배치 구조를 개선하는 등 담당 직원이 적절한 교육과 충분한 현장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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