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터진 정뱅이마을서 카약으로 어르신들 구한 권선필씨 ‘LH의인상’

최예린 기자 2024. 10. 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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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0일 새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 물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정뱅이마을 주민인 권선필 목원대 교수가 방송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왔을 땐 이미 물이 무릎 위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마을엔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았다.

보트를 밀며 수영해 어르신과 함께 마을 밖으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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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오전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이 밤사이 내린 폭우로 잠겨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10일 새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 물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동네 앞 제방이 터졌으니 빨리 대피하시라.” 다급한 통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마을에 울렸다. 전날부터 쏟아진 폭우에 근처 하천 제방이 무너진 걸 불침번을 서던 주민들이 막 확인한 참이었다.

정뱅이마을 주민인 권선필 목원대 교수가 방송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왔을 땐 이미 물이 무릎 위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마을엔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았다. 권 교수는 다른 주민과 함께 자신의 1인용 카약을 꺼내 끌고 어르신들이 사는 집으로 향했다. 물은 빠르게 차올랐다. 침수된 집에서 나와 지붕에 앉아 있던 한 어르신에게 다가갔을 땐 바닥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였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가 지난 8일 목원대 도익서홀에서 열린 ‘엘에이치(LH)명예의인상’ 시상식에서 엘에이치·희망브리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목원대 제공

해병대 출신의 권 교수는 재빨리 카약에 어르신을 태운 뒤 자신은 물속으로 들어갔다. 보트를 밀며 수영해 어르신과 함께 마을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렇게 권 교수는 침수된 마을에서 어르신 4명과 강아지 1마리를 구조했다. 덕분에 갑작스러운 침수에도 정뱅이마을의 27가구 주민 36명은 모두 무사히 마을을 빠져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0일 올해 2호 ‘엘에이치(LH)명예의인’으로 권 교수를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상은 엘에이치가 임직원 급여공제로 마련한 나눔기금으로 재난·주거안전 관련 위험한 상황에서 타의 모범이 된 의인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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