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도 전세사기 주의보...악성임대인 명단 확인 안 해
LH, 전세사기 확산에도 '악성임대인' 확인 미흡
국토부 1년 전 명단 공개…LH, 확인 안 해
[앵커]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전세임대사업을 하면서 집주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 지난해 천억 원으로 1년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부터 국토부에서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미반환하는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만, LH의 확인 절차는 미흡했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LH는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전세임대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LH가 먼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고 신청인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일종의 주거복지사업입니다.
그런데 지난 8월 기준 LH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임대인은 2천7백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는 50건 이상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도 있었던 만큼 피해 건수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또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규모는 재작년 381억 원에서 지난해 천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전세사기 사건이 확산하면서 LH 피해도 급증한 겁니다.
그런 만큼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을 걸러내는 게 중요한데,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YTN 취재 결과, LH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 가운데 20명이 국토부의 '악성 임대인 명단'에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악성임대인 명단을 지난해부터 관리한 만큼 LH가 계약 시점에 확인할 방법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명단 공개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집주인이 악성임대인 명단에 등록됐는지 조사하지 않아 문제입니다.
[LH 관계자 : 국토부랑 HUG에서 (LH에) 공식적으로 문서로 통보하거나 한 건 없고, 그 명단에도 이제 생년월일 없이…. 그래서 저희가 좀 확인을 하기가 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하지만 악성임대인 명단에 이름과 나이, 거주지 동·호수까지 나오는 만큼 확인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서울보증보험에서 대신 지급하다 보니 검증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LH 관계자 : 보증보험 회사에서 사고 난 보증금을 돌려받고 거기서 이제 구상권 청구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거라 이제 미반환 보증금이 다 저희 손실로 잡히는 건 아니다 보니까, 그래서 좀 약간 소홀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LH의 안일한 대처에 전세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손명수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전세금이 떼일 게 뻔한 사람과 전세 계약을 맺은 것이죠. LH가 전세계약을 맺을 때 이런 사람과는 계약을 하지 않도록 제한 조건을 걸어야겠죠.]
LH는 전세 계약 전 서울보증보험에서 사고 임대인 정보를 받아 확인한다면서도 국토부와의 추가 검증을 위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진수환
디자인 : 백승민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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