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건희 ‘도이치 기소’하라는 한동훈, 검찰은 그 길로 가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 “검찰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건데, ‘국민 눈높이’에선 당연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16 재·보궐선거 후 한 대표와 독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국민적 공분을 사는 김 여사 문제의 답을 내놓아야 한다.
김 여사가 도이치 주가조작을 알고 있었고, 단순 방조가 아니라 공모했을 정황은 다방면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전주 손모씨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명품백 수수에 이어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도 김 여사를 무혐의 불기소 처분한다면 국민들은 검찰의 존립 이유를 묻게 될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나라와 당이 사는 방안을 선택하겠다”고 했고, 전날엔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한 한 대표의 잇단 압박은 민심 이반이 방치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두 차례 독대 요청을 거부했고, ‘김 여사 사과’를 거론하겠다는 한 대표와는 말을 섞기도 싫은 것으로 비쳤다. 그랬던 윤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도중 독대 일정을 서둘러 공개한 것은 정국과 여론 악화 상황을 매우 심각히 본 것일 수 있다.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폭로성 발언까지 연일 터져나오지만 해명조차 못하는 게 용산의 상황이다. 야당이 국감 후 재발의를 예고한 김건희 특검법도 여당 이탈표와 동요가 예사롭지 않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제대로 국정을 논의하지 않았다. 출구 잃은 의료 대란, 치솟는 생활 물가, 내수 부진 등 민생 현안도 쌓여 있다. 무엇보다 김 여사 문제는 두 사람이 담판을 짓더라도 대책을 내놔야 한다. 김 여사 사과,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당당히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한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도 마찬가지다. 혹여 한 대표가 검찰에 ‘도이치 김 여사 기소’를 제기한 이유가 김건희 특검법 방어용이라면, 국민 분노를 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독대 후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후속 조치를 밝히고, 국정기조도 전면 쇄신해야 한다. 국민 요구를 도외시하면, 김 여사 문제와 국정 난맥도 윤 대통령 문제로 번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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