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드래곤·기업인이 사들인다는 발렌틴 로엘만… ‘가구가 아니라 작품’

송혜진 기자 2024. 10. 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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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야생에서 절로 자라난 것 같은 가구’ 평판 듣는 ‘아트 퍼니처’ 대가
지난달 WEEKLY BIZ와 만난 독일 출신의 가구 디자이너 발렌틴 로엘만.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한다는 그는 "나는 결과물(product)이 아닌, 과정(process)을 파는 사람"이라고 했다. /장련성 기자

“야생에서 절로 자라난 것 같은 가구.” 디자인 전문 매체 ‘월페이퍼’는 최근 ‘우리가 이름을 알아야 할 디자이너(Name to know)’로 현재 네덜란드에서 살고 있는 독일 출신의 가구 디자이너이자 인테리어 건축가인 발렌틴 로엘만(Valentin Loellmann·39)을 꼽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작년 3월 발렌틴 로엘만의 작품 세계를 해부하는 기사를 실었다. NYT는 “그의 가구는 나무에 열리는 열매와도 같다”고 썼다. 지난달 한국 전시를 위해 방한한 발렌틴 로엘만을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발렌틴 로엘만은 참나무와 세라믹, 레진과 황동 같은 다양한 재료를 마치 원래 한 몸이었던 것처럼 유기적인 형태로 매끈하게 잇는 데 탁월한 재주를 보여준다. 의자와 탁자, 수납장은 물론이고 거대한 주방 가구, 때론 공간 전체를 이렇게 완성한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이솝 화장품 매장도 발렌틴 로엘만이 작업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디에디트'에 전시된 발렌틴 로엘만의 작품. 이 탁자는 깊고 푸른 빛깔 때문에 '바다'라고도 불린다. /장련성 기자
발렌틴 로엘만이 작업한 화장품 회사 '이솝'의 프랑스 파리 매장. 로엘만 특유의 유기적인 디자인을 대담하게 적용했다. /Aesop

모든 작업은 스케치를 전혀 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한다고 했다. 발렌틴 로엘만은 “가구를 만들거나 인테리어를 할 때 애초에 스케치가 왜 필요한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했다. “펜으로 끄적거리는 순간 내 머릿속 생각과 달라지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냥 바로 작업한다(웃음).” 그는 또한 “나는 결과물(product)이 아닌, 과정(process)을 파는 사람이다”라고도 했다. “오래 깎고 문지르고 만드는 작업을 거치다 보면 그 작업물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닮아가니까. 솔직히 내가 만드는 작은 탁자는 원재료 값만 따지면 엄청 비싼 편이 아니겠지만, 나의 고객들은 이걸 보통 6만~7만유로(약 9000만~1억원) 정도에 사 간다. 아마도 오랜 시간, 충분한 에너지, 땀과 고민을 들인 물건이어서 그럴 것이다.”

발렌틴 로엘만의 인스타그램 계정. 보통 로엘만의 형이 사진을 대신 올려준다고 한다. 작가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무심하게 사진만 올리는데도 팔로어가 3만명쯤 된다. /인스타그램 @valentin_loellmann

발렌틴 로엘만 작품은 국내서도 가수 BTS나 지드래곤 같은 연예인부터 유명 기업가들이 먼저 사들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번에 서울에 전시된 작품도 거의 팔려 나간 상태다. 소셜미디어에 밝은 Z세대가 그의 작품에 열광하고 있기도 하다. 발렌틴 로엘만은 그러나 “인스타그램을 직접 하진 않는다. 계정에 게시된 사진도 실은 가족들이 올려준 것”이라고 했다. “나까지 소셜미디어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나는 작업을 하기에도 바쁘다(웃음).”

발렌틴 로엘만이 작업한 테이블과 조명. 대담하면서도 매끈하고 유기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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