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원전 과대포장"vs"잃어버린 5년"…여야, 전·현 정부 원전 정책 공방

박상곤 기자, 박건희 기자 2024. 10. 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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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0.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여야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현 정부의 원자력발전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원전 산업이 5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체코 원전 수주에 대해 과대포장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과방위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야당은 지난 7월 체코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 기업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과대포장을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체코 원전 수주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지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다"며 "윤 대통령은 급한 마음에 체코까지 방문해 마치 원전 수출이 확정된 것처럼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주) 우선협상자가 된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건설 비용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쟁사에 비해 이윤을 적게 내는 상황이고 웨스팅하우스와 분쟁이 잘 합의된다 해도 막대한 돈을 써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치적만 앞세우려는 조바심에 협상력과 국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국회의장실 공보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체코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국회의장도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마치 문재인 정부가 체코에 원전 수출 안 하려고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나타나 수출된 것처럼 과대포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장에 반박하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나라 원전 산업 자체가 붕괴 위기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AI로 인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은 원전"이라며 "SMR(소형모듈원전)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SMR 개발을 2012년도에 성공해놓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아직 관련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업계는) 5년을 잃어버렸다. SMR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원전) 생태계가 많이 무너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번 (체코 원전 수주) 계약으로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무너졌던 원전 생태계가 회복되는 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갈등을 내년 3월 체코 원전 수주 본계약 체결 전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 사장은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분쟁 문제가 언제쯤 합의가 되느냐는 정동영·한민수 민주당 의원 질의에 "계약이 3월이고 지적 분쟁과 관련해서는 3월 전에 협상으로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원전 수주와 관련 현지 기업 참여율을 60%로 설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나중에 계약 이후 국제 입찰을 통해 결정되어야 하는 사항"이라며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최고안전책임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0.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선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정비 작업 중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건에 대해 원안위 관리 부실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5년 전에도 방사선 안전관리자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늘리지 않았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정한 원안위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유국희 원안위원장은 "피폭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고 원안위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최대한 하겠다"며 "앞으로도 방사선발생장치가 30기 이상인 기관을 중심으로 제도적인 보완을 한 후 보고를 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CSO)은 "CSO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8월 말 (원안위가) 지적해 확인한 바 방사선안전관리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현재 대비 2배 이상 충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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