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전세계로 뻗어가는 `제이앤피메디`, 임상 데이터·디지털 접목… 효율적인 시험 수행 제공

이미선 2024. 10.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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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솔루션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 제공
임상 데이터, 블록체인 적용… 조작 불가·과정 투명
협업하면 시간·비용 절약…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
꾸준한 인재영입·테크밋업 개최로 글로벌 고객 확대
박영용 제이앤피메디 CTO가 인천 송도 제이앤피메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제이앤피메디 제공.

AI 파도에 올라탄 SW 창업자들

"제약·바이오 분야 임상시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줄여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박영용 제이앤피메디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지난달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의료기기 등에 적용 가능한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활용한 임상시험 디지털화의 지향점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블록체인과 의료 데이터의 결합으로 투명성 UP

제이앤피메디는 지난 2020년 설립된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다양한 의료 영역에 적용 가능한 임상시험 솔루션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직원 수는 120명으로, 임상 시험 운영 관련 인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주를 이룬다.

박 CTO는 정권호 대표와 함께 제이앤피메디의 시작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계열사 람다256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박 CTO는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나가고 있었지만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며 "그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관하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SW 마에스트로 교육 과정을 통해 단순히 SW 엔지니어링 역량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인사이트도 함양해 가면서 창업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 생각 때문에 멘토를 선택할 때도 엔지니어링 분야보다는 벤처투자 업계 등의 전문가 위주로 선택했다.

박 CTO는 그 후 "블록체인 기술을 대중화하고, 유의미한 사용 사례를 발굴하는 것을 계속 고민하던 중에 '임상시험 데이터 조작 실태'와 관련된 기사를 접하게 됐다"며 "임상시험을 진행할 경우 100억원 전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한 가지가 잘못돼 허가가 취소되면 비용과 시간을 날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데이터 조작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과 임상 데이터를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을 임상 시험 과정에 적용할 경우 데이터가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므로 데이터의 임의 조작이 불가능하고,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병원방문 줄이고 보고서 작동도 빠르게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이앤피메디는 임상 업계에서 '디지털화 선도'에 주력해왔다.

'비대면 임상'으로 불리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의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과 허가에 도움을 준 게 대표적이다. 웰트의 'WELT-I 디지털 치료제 임상' 사례를 보면 제이앤피메디 솔루션 도입으로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 작성 기간이 40%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솔루션 도입 이후 대상자의 병원 방문 횟수가 85% 감소했다.

제이앤피메디는 웰트 외에도 대형 제약사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박 CTO는 "임상시험을 위한 데이터 수집 과정은 전자화가 많이 돼 있긴 하다"며 "다만 임상시험 프로토콜(임상 시험 설계와 목표를 담은 매뉴얼 문서)을 작성하는 단계에서는 아직까지 종이 문서로 처리되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이 과정도 전자화를 통해 고객들의 성장을 돕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기관에서 기업 실사를 진행할 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소프트웨어 개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설계 또는 근거 문서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운 기업에게 제이앤피메디의 기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상시험 첫 단계부터 지원해 성공률 높인다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통계 분석 전문가 등을 포함해 인재 영입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박 CTO는 "기존에는 클리니컬 데이터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만 치중을 했다면 임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첫 단계부터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인재 채용을 통해 여러 단계로 진행되는 임상시험 프로세스를 효율화해서 비용을 절감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앤피메디는 종근당홀딩스 출신인 김민석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 등 기존 인력들과 임상 필드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인사들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복잡도가 높은 사업 분야 협업에서 실제로 겪은 문제 해결 사례와 협업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서는 '제이앤피메디 테크 밋업'도 개최하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인천 송도 제이앤피메디 본사에서 두 번째 테크 밋업 행사가 열린다.

박 CTO는 "제이앤피메디는 보다 우수한 수준의 제품과 운영 프로세스를 요구하는 규제산업에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며 "이번 행사는 높은 수준의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이에 기반한 수준 높은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기술적 고민을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과정을 나누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CTO는 향후 CDM(Common Data Model)을 주도적으로 구축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우 기업체들이 같이 컨소시엄을 맺고 데이터를 한 데 모으는 '올 어브 어스(All-of-Us)'라는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활동이 저조한 편"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사업 분야 확대를 통한 성장 비전도 제시했다.

◇20여개 국에 솔루션 공급…"글로벌서 승부"

박 CTO는 "클리니컬 데이터 솔루션 공급에 그치지 않고 임상시험 전 과정을 지원하면 패러다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임상시험도 디지털 전환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데, 업계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제이앤피메디와 협력한다면 비용 효율적인 임상 시험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상의 경우 짧으면 1년 만에 끝나기도 하지만, 긴 임상은 10년도 간다"며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파악하기 위해선 전체 수주금액을 보면 되는데, 현재 제이앤피메디의 수주 잔고 금액은 300억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올해 발생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제이앤피메디의 성장세에 주목해 투자 유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앞서 제이앤피메디는 지난 2022년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또 복수의 기업이 시리즈B 투자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박 CTO는 "글로벌에서도 우리를 찾는 곳이 많다. 현재 20여 개국에서 우리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며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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