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첫 공개토론, 접점없는 평행선···"4000명은 늘려야" vs "의료소비 폭증"

박준호 기자 2024. 10. 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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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의대 융합관.

정부와 의료계 인사들이 8개월 넘는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공개 토론장에 마주 앉았지만 의료 개혁 쟁점마다 이견을 드러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장상윤 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강희경 위원장과 하은진 서울대의대 교수는 이날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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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증원·보상체계 등 쟁점마다 충돌
정부 "2029년 후 의사 증가율 0"
의료계 "인구당 의사수 日과 비슷"
10일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경실(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사회자인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장, 하은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2000명 증원 결정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내놓은 숫자입니다. 연구 보고서상 가정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면 최소 4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의대 정원이 현행 수준을 유지해도 (인구구조 때문에) 의료비 지출이 203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6%, 2035년에는 20%를 쓰게 됩니다. 의사가 늘면 의료 수요는 더 늘어날 겁니다.” (강희경 서울대의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장)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의대 융합관. 정부와 의료계 인사들이 8개월 넘는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공개 토론장에 마주 앉았지만 의료 개혁 쟁점마다 이견을 드러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양측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의학 교육, 의료 개혁 등 거의 모든 사안마다 시각 차이를 확인했다.

장상윤 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강희경 위원장과 하은진 서울대의대 교수는 이날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양측은 토론회 내내 의대 정원 증원, 의료 전달 체계 및 보상 체계 개편 등 사안마다 물러서지 않았다. 하 교수가 정부에 “의료 개혁에 나선 용기는 칭찬을 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등 양측 모두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각 개혁 과제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논쟁에 부딪혔다.

장상윤(오른쪽)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10일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형주 기자

장 수석은 “기본적으로 의사 수가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2029년부터는 70세 미만 활동 의사 수 증가율이 0%고 전공 세분화로 1인당 담당 영역은 줄어들며 비필수의료 분야 유출도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 위원장은 한국 의료에 대해 “1000명당 의사 수가 꼴찌라고 하는데 현재 이 정도 수준으로 전 세계 톱급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나라 1000명당 의사 수가 2.6명이라지만 일본도 2.7명”이라고 지적했다.

정 단장은 의료 개혁에 대해 “의료기관이 각자 기능에 맞는 환자 중심 협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첫 단추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비용 효과가 좋으면서 진료 질은 유지하고 아플 때 바로 큰 병원으로 보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의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진료를 위한 대기 인력, 비워놓은 병상 등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 토론회는 의정 갈등 속에 성사된 자체로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의료 공백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의대생 단체가 대화에 회의적인 상황에서 대화의 본격적 물꼬를 트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의료 농단 주범들과 야합하는 행위이고 의료계와 소통했다는 명분을 주는 행동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10일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에서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하은진 서울의대 교수. 성형주 기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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