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북한과 전쟁 가능성 높지 않아”…남북 연결 끊은 이유는 “외부 유입 차단”
풍선으로 국민 심각한 피해 입은 경우 “원점 타격”
“대북 확성기 방송 효과 있다고 본다”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이 북한의 “남측 연결 도로·철도를 끊고, 요새화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지난 8월에 (철로 등) 제거가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동해선과 경의선은 작년 12월부터 차단조치가 이뤄졌고, 지난 8월 사실 실질적으로 (남북 연결 통로)전체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남한의 합참 격)는 전날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평가를 묻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김 의장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인근 도로,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의 도로와 철로를 “남북이 연결된 4개 경로”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JSA는 유엔군사령부 하에 통제돼 있고, 화살머리고지는 지난 4월부터 (북한이) 불모지(풀과 나무 등 제거) 작업을 하고 지뢰를 매설해서 차단돼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동해선과 경의선은 작년 12월부터 지뢰를 부설하고, 그 다음에 침목을 제거하고 그 다음에 레일을 제거했다”며 “그래서 지난 8월에 제거가 끝난 상태에서 이번에 10월에 일방적으로 발표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외부 유입 차단 또는 내부 인원의 유출·탈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김 의장은 말했다.
합참은 남측 연결 통로 차단과 관련한 북한군의 사진도 공개했다. 경의선 일대의 경우 지난해 11월 경의선 인근 도로에 나뭇잎처럼 생긴 일명 ‘나뭇잎 지뢰’를 뿌렸고, 지난 4월 경의선 도로의 가로등을 없앴다. 지난 7월에는 철도 레일과 침목을, 지난 8월에는 경의선 열차 보관소를 해체하는 사진이었다.
북한은 또 지난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 북쪽 2km 지점(북방한계선) 일부 지역에서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방벽을 세우고 있다. 김 의장은 “대전차 방벽과 유사한 형태로 10여 곳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북한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그는 전쟁 발발 가능성을 묻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우리 정보 판단으로 볼 때 우리 대비태세는 확고하고, 북한과 전쟁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는 데 현재까지 6억2000만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풍선 1개당 비용을 10만원으로 잡은 것이다. 6억2000만원은 북한 주민 1만3000명의 약 6개월치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장기적으로 가면 북한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풍선 살포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에서 지휘한다고 봤다.
북한이 보낸 풍선으로 국민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경우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 지휘세력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김 의장은 말했다. ‘전쟁 하겠다는 말이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는 “원점타격이 전쟁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도발 행위에 대한 저희들의 강력한 대응이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오물 풍선에 대한 대응으로 군이 진행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해서는 “북한 주민에 대한 귀마개 착용 지시를 보면 효과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할지를 두고는 여야 의원들의 주장이 엇갈렸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더라도, 북한이 (풍선을) 날리지 않을 보장이 없다”며 무인기(드론)로 풍선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군 관할 지역에서는 국방부 장관이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법적 권한이 있다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야 북한에 (풍선 살포 중단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권한이 군에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합참은 풍선이 자연 낙하한 뒤 수거하는 현재 방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추미애·허영 등 민주당 의원들은 합참이 전쟁 ‘억제’보다는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우리가 도발하거나 전쟁을 일으키는 건 없고, 전쟁을 대비해서 억제하는 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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