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폭주하는 이스라엘

김병호 기자(jerome@mk.co.kr) 2024. 10. 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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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거운 국제 뉴스 중 하나는 아무래도 두 개의 전쟁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연쇄적인 중동 공격을 옹호한다.

중동 국가들은 하마스 전쟁 초기부터 이스라엘의 과도한 공격에 미국이 눈감고 있다며 '이중 잣대'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망가진 러시아처럼 국가 이미지 추락을 두고두고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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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거운 국제 뉴스 중 하나는 아무래도 두 개의 전쟁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연쇄적인 중동 공격을 옹호한다. 상대국 국민의 엄청난 희생과 재산 피해를 야기한 러시아와 이스라엘을 서방이 달리 취급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중동 국가들은 하마스 전쟁 초기부터 이스라엘의 과도한 공격에 미국이 눈감고 있다며 '이중 잣대'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스라엘인들은 1년 넘은 전쟁의 발단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납치라며 자신들은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하마스의 깜짝 공격을 초래한 것은 진작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잦은 무차별 공습이었다.

특히 이스라엘의 압도적 보복을 감안하면 그들을 일방적인 피해자로 보긴 힘들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에서 숨진 민간인은 4만1909명에 달했다. 이 중 3분의 1은 어린이다. 반면 이스라엘 국민은 1200여 명 사망에 251명이 납치됐다. 유엔 추계로는 부서진 가자 건물 잔해가 최소 4200만t으로 학교·병원 등 사회기반시설이 포함된다. 이스라엘 측 피해와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레바논)와 후티반군(예멘)을 넘어 이란까지 공격할 태세다.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눈물을 흘리던 이스라엘인들이 국제사회에서 받아온 공감의 총량은 빠르게 줄고 있는 듯하다.

한 아랍계 국제정치학자는 이스라엘의 행태를 '아픈 짐승 신드롬(Wounded Beast Syndrome·WBS)'이라고 표현한다. WBS는 병든 동물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주변을 해치는 모습을 상정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속하면서 더욱 잔혹해지고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망가진 러시아처럼 국가 이미지 추락을 두고두고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그들의 포탄에 맞은 사상자가 늘어날수록 반(反)이스라엘 정서는 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이스라엘의 거침없는 행보를 감안하면 그에 맞선 중동 각국의 생존 투쟁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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