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짜 유기’의 현대판 변신? 항균 손잡이와 각종 생활용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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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수라상에 쓰인 ‘방짜 유기’와 같은 동(銅)합금 제품이 현대에 들어 다양하게 변주되며 쓰임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의 유행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동합금 제품이 항균과 살균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밝혀지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인천 연수구의 인천송원초등학교 신축 건물 교실 손잡이 부분에 항균 동을 사용한 손잡이가 설치됐다. 항균 동 제품이란 구리의 항균 효과를 활용해 개발한 동합금 제품으로 유해 세균 박멸에 효과가 있다. 이번에 이 학교 측은 학생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문 손잡이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학생들끼리 서로 감염될 위험을 낮추자는 취지로 항균 동 재질 손잡이를 설치했다.
항만과 공항이 있는 인천 지역에선 시내버스 손잡이에도 항균 동 제품이 이미 쓰이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인천 연수구에서 부평구 십정동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손잡이에 구리 합금 항균 동 제품이 쓰인다. 이 제품은 풍산이 개발한 구리합금 소재를 바탕으로 항균 동 전문 기업인 재스퍼가 9년 동안 기술 개발을 거쳐 만들어 대중 시설에 설치했다.
대중 시설 가운데 많은 사람의 손이 닿는 손잡이 등에 항균 동 제품을 쓰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박멸에 효과가 크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020년 10월 브리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설명하며 “손은 (재채기 등을 할 때 나오는) 분비물에 오염되고, 오염된 손이 문 손잡이 등 사람 손이 자주 닿는 물건에 접촉할 경우 다중 전파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손잡이 부분을 동합금 재질로 바꾸면 동 자체에서 나오는 동 이온으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가 사멸된다는 것이다. 구리와 구리 합금의 항균 특성을 연구해 온 영국 사우샘프턴대 미생물학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 항생제로 쉽게 죽지 않는 수퍼 박테리아인 MRSA(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1000만마리를 구리에 도포했더니 45분에서 2시간 사이 모두 사멸했다는 실험 결과를 얻기도 했다.
동합금 소재의 항균·살균 효과가 입증되며 앞으로 쓰임새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전등 스위치나 가구 손잡이, 주방용 거름망 거치대, 수저통 등 각종 주방용품에 항균 동이 쓰이거나 개발된 상태”라며 “앞으로 병원이나 학교 등 다양한 공공시설물 입구 손잡이 등에 항균 동 제품이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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