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동성애 인정하지 않는 나라” 11년 전 국제기구도 ‘차별’ 우려···전교조 “사과하고 사퇴”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한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성평등특별위원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법률 왜곡과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국민과 국회를 모독한 이주호 장관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은 동성애가 인정되는 나라냐”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동성애를) 법률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라고 답했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2020년 서울시교육청이 발행한 ‘지속가능 발전교육 지도자료’(중학교 1~3학년용)에 실린 ‘모두를 위한 화장실’에 관해 조 의원이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전교조는 성명에서 “대한민국에는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를 금하고 있다”며 “동성 배우자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허용하는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로 대한민국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앞서 발표된 국제기구의 가이드북과 권고를 언급하며 교육부의 성소수자 정책 부재를 지적했다. 전교조는 2013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발간한 <‘동성애 혐오성 괴롭힘 없는 학교’ 가이드북>(2013)을 언급했다.
전교조는 “당시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서문에서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일어나는 동성애 혐오로 인한 폭력과 괴롭힘이 심각함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며 “교육부의 오랜 혐오 방치로 많은 학교 구성원이 성소수자 차별, 혐오성 발언, 폭력과 아우팅 등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또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권고를 인용하며 교육부에 포괄적 성교육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국제사회의 권고와 시민의 요구를 모르쇠로 일관하지 말고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전교조는 이 장관에게 사과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마땅한 교육부 장관이 도리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성소수자를 괴롭히는 언행에 앞장서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며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고, 후안무치하게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하는 교육부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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