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뇌질환 치료…서울대, 미세 충격파 전자약 개발

이종현 기자 2024. 10. 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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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진이 뇌를 절개하지 않고도 뇌질환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서울대 공대는 "여재익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최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 뇌 절개 수술 없이 전기 자극으로 안전하게 뇌 신경 재생을 유도하는 미세 충격파 전자약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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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여재익·의대 최형진 교수
절개 없이 뇌 심부에 전기 자극 전달
“새롭고 안전한 뇌질환 치료 시대 열 것”
서울대 연구진이 뇌 절개 수술 없이 미세 충격파로 뇌 신경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왼쪽이 원하는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뉴런을 활성화시킨 뇌, 오른쪽은 자극을 가하지 않은 뇌. 왼쪽 뇌의 적색 부분이 자극을 받아 활성화된 뉴런 구역이다./서울대 공대

서울대 연구진이 뇌를 절개하지 않고도 뇌질환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서울대 공대는 “여재익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최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 뇌 절개 수술 없이 전기 자극으로 안전하게 뇌 신경 재생을 유도하는 미세 충격파 전자약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1일 뇌신경 자극 분야 국제 학술지인 ‘뇌 자극(Brain Stimulation)’에 게재됐다.

기존의 뇌질환 치료법은 뇌에 금속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이었다. 이 경우 뇌를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출혈과 감염으로 인한 위험이 컸다. 수술을 하지 않고 전기 자극을 주는 치료법도 있지만, 치료가 필요한 뇌의 깊은 부위에 정확한 자극을 전달하기 어려웠다. 뇌질환을 치료할 때 뇌 신경 재생을 최적화할 수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 결과도 부족했다.

여 교수와 최 교수 공동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은 끝에 뇌 절개 수술 없이도 안전하게 뇌 신경 재생을 유도하면서 신경 활성화에 최적화된 파형으로 뇌를 자극하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기는 물을 매개로 미세한 충격파를 뇌에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에 있던 기기는 충격파를 전달하기 위해 맨 살에 장치를 부착해야 했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기기는 물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이 없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로 한 실험에서 전자약을 이용해 기억 능력을 담당하는 뇌 심부의 시상하부와 해마에 국소적으로 전기 자극을 줬다. 이 과정에서 자극을 준 부위에서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거나 신경 재생 효과가 있는지, 행동에 변화가 있는지 복합적으로 효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전자약을 치료에 적용한 실험군은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뇌 신경 재생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국소적인 뇌 부위에만 전자약이 전달된 것을 확인했고, 전자약이 전달된 뇌 부위에 별다른 세포 사멸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전자약이 다른 뇌 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실을 확인해 기존의 비침습적 치료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뇌질환 치료의 새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여재익 교수는 “이 연구는 특정 세포에 최적화된 고유한 기계적 자극을 신경 재생에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세계 최초의 연구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며 “이번 신시장 발굴 연구를 통해 앞으로 여러 신경 분야 과학자들과 협력해 새롭고 안전한 뇌질환 치료 프로토콜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진 교수도 “이번 연구가 구체적으로 질병 모델이나 기억력 향상 등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면서도 “치매, 파킨슨, 우울증, 중독, 강박증, 비만 등 뇌와 관련된 질병 치료의 희망을 보여준 만큼 신경외과 분야에서 다양한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Brain Stimulation(2024), DOI : https://doi.org/10.1016/j.brs.2024.08.012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와 서울대 의대 연구진들. 왼쪽부터 서울대 공과대학 여재익 교수, 서울대 의과대학 최형진 교수, 서울대 공과대학 함휘찬 박사, 서울대 의과대학 김규식 박사과정생./서울대 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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