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핵시설 공격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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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최근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에 출연해 "우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유일하게 사용하지 않은 수단이 핵시설 공격이었는데, 한국이 반대했다"며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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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핵을 먼저 공격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걱정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유세에서 한 말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반대하며, 대응은 비례적이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말기에도 이란 핵시설 공격을 타진해, 놀란 참모들이 이를 간신히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정세가 핵시설 공격을 고려하는 지경까지 된 것이다.
□ 아직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7일 그 근거로 우선 미국의 지원이 없는 한 지하 깊이 숨어있는 이란 핵시설을 파괴할 정도로 충분한 공격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또 공격 실패 시 이란 핵시설이 더 깊은 지하로 숨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전면전을 강력히 막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한 번 더 참모들이 만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 게다가 이스라엘은 이란 핵 보유를 지켜볼 생각이 없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이란의 핵 과학자를 암살하고, 지상 농축 시설을 공격했고, 원심분리기 제조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하고, 사이버 무기로 원심분리기를 고장 냈다. 이에 맞서 이란도 점점 핵시설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고 있고, 러시아도 이란 핵무기 제조를 돕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와 2007년 시리아가 핵 반응로를 완성하기 직전 선제공격을 주저하지 않았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한반도 안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에 출연해 “우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유일하게 사용하지 않은 수단이 핵시설 공격이었는데, 한국이 반대했다”며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전면전을 각오한 이스라엘 공격이 이란 핵 보유를 저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국과 미국 안보 책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정영오 논설위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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