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과 글로벌 1위 기업 알콘, “한국 시장 중요… 수술 장비 R&D 투자 집중”
매년 10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눈의 날’이다. 알콘은 이날의 의미가 남다르다. 연매출 12조원 규모의 안과 분야 글로벌 1위 의료기기 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알콘은 77년째 눈 건강에만 집중하고 있는 회사다. 알콘은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에서 지난 2019년 완전 분사해, 현재 140여 국에 백내장 수술, 망막 수술, 라식·라섹 같은 굴절 수술 등 안과 수술 장비와 소모품, 콘택트 렌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작년 연매출은 94억달러(약 12조 6796억원)로, 전년보다 8% 늘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알콘이 겨냥하고 있는 안과 분야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도 알콘의 주요 시장이다. 회사의 최신 인공수정체 신제품인 ‘클라레온’을 미국과 한국에 동시 출시했을 정도다. 최 대표는 “한국 의료진의 우수한 기술과 실력, 높은 의료 접근성, 빠른 고령화 속도 등으로 인해 기업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알콘의 글로벌 안과 시장 점유율 1위 비결로 ‘연구개발(R&D) 속도’와 ‘혁신’을 꼽았다. 최 대표는 “일반적으로 4~5년 마다 제품에 혁신이 있지 않으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노바티스서 분사 후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빠르게 출시하면서 안과 분야에서 선두 지위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알콘은 올해 상반기 이스라엘 수술 장비 기업 ‘벨킨비전’도 인수합병(M&A)했다.
최 대표는 2016년 한국알콘 서지컬 사업부를 총괄하며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높은 성장을 견인했다. 아래는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안과 질환 주요 특징은 뭔가.
“빠른 고령화로 3대 노인성 안질환(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환자 수도 늘고 있다. 한국은 작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950만명으로 전년보다 5% 증가했다. 전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나이든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3대 노인성 안질환에 대한 유병률이 60대는 60%, 70대는 70%, 80대는 80%로 올라간다.”
–한국 의료 시장만의 특징이 있나.
“한국인이 다른 나라 국민보다 눈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한국인은 안경을 쓰는 것으로 스스로 늙어가고 있다는 인식을 많이 한다. 또 한국은 65세 이상 평균 고용률이 OECD 회원국 기준 압도적 1위로, 그만큼 시니어의 사회 경제 활동 범위가 넓다. 특히 65세 이상의 휴대폰 사용량과 미디어 소비량도 굉장히 많다. 이로 인해 한국인이 눈 건강을 관리하고 시력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특히 의료진과 환자의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대한 수용도도 다른 나라보다 높다. 알콘은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되는 12국을 ‘포커스 그룹’으로 꼽고 투자와 지원을 하는데, 한국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한국인의 안과 질환 유병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나?
“그렇지는 않다. 3대 노인성 안질환 유병률은 다른 나라와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아까 말한대로 60대 60%, 70대 70%, 80대 80%다. 연간 국내 백내장 수술 건수는 50만건가량으로, 5~10년간 매년 3~4% 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다.”
–알콘의 주요 비즈니스 전략도 궁금하다.
“매년 매출의 7~8%를 R&D에 투자한다. 이는 업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업황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알콘의 힘이다. 100가지 이상의 신제품 프로젝트를 계속 연구 개발하고 있을 만큼, 신제품 파이프라인이 강하다. 최근에는 ‘디지털화’를 경쟁력 핵심 열쇠로 삼고 있다. 예전에는 수술 장비와 수술 소모품에 집중을 했다면 최근 2~3년은 진단부터 수술 끝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바로 ‘알콘 비전 스위트’라는 디지털 솔루션이다. 이는 진단부터 수술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해 의료진이 더 효율적으로 환자의 눈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수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알콘의 주요 제품 혁신 사례도 궁금하다.
“최근 2~3년간 출시한 신제품으로 수술 현미경인 ‘룩소 르발리아’, 안구 계측 장비인 ‘아르고스 바이오미터’등 진단 장비가 있다. 특히 ‘엔지뉴이티’라는 3차원(3D) 시각화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3D모니터를 보면서 안과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비이다. 과거에는 안과 수술 시 현미경을 보면서 백내장이나 망막 수술 진행했는데, 이제 3D모니터를 통해 화면을 크게 보면서 수술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진단 시 확인된 모든 데이터와 사진 등을 수술하면서 모니터를 통해 3D 비주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수술 전 의료진이 이를 머릿속에 숙지하고 수술방에 들어가 수술을 했다면, 지금은 수술하는 도중에도 사진과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유연성 있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제품이 나올 예정인가.
“조만간 백내장 수술 시스템 ‘센츄리온’의 후속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망막 분야 ‘컨스탈레이션’의 후속 버전 출시도 기대된다. 특히 올해 4분기에 굴절(라식·라섹)분야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굴절 수술은 하나의 수술 시스템으로 모든 환자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개개인의 각막 지형은 모두 다르다. 양쪽 눈의 각막 지형도 다르다. 이런 개개인의 각막 굴절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수술 장비가 출시될 예정이다. 해당 장비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각막 굴절 상태를 반영한 수술을 할 수 있어, 수술 결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녹내장 분야에도 진출하기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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