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하위 3% 아닌 경우 효과 입증 안 돼”···‘키 크는 주사’ 5년 새 처방 4배 급증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제 처방이 최근 5년간 4.5배 급증했다. 성장호르몬제의 효과나 안전성이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부작용도 늘고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은 2018년 5만5075건에서 2023년 24만7541건으로 크게 늘었다.
성장호르몬제는 분비장애, 터너증후군 등으로 인한 소아의 성장부전, 특발성저신장증(ISS)환아의 성장장애 등에 처방되는 의약품이다. ‘키 크는 주사’로 시중에 알려졌으나,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투여하는 경우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의료기술 재평가보고서-소아 청소년 대상 키 성장 목적의 성장호르몬 치료’ 보고서를 봐도, 저신장과 관련한 질병이 없고 키가 하위 3%에 속할 정도로 작지 않은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연령별로 보면 키 크는 주사를 처방받은 환자는 10~14세 아동에서 가장 많았다. 10~14세 처방 비중은 2018년 45.9%에서 2023년 62.6%로 증가했고, 5~9세는 47.0%에서 33.1%로 줄었다.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 관련 이상 사례 부작용 건수는 2018년 318건에서 2023년 1626건으로 4.1배 증가했다. 특히 중대 이상사례 보고 건수가 크게 늘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32건이었던 중대 이상사례는 2023년 113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 6월 중대 이상사례는 81건으로, 이미 전년도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체 이상사례에서 중대 이상사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21년 2.6%에서 2024 년 6월에는 10.6%로 커졌다.
중대 이상사례로는 감염 및 기생충 감염, 각종 신경계 장애, 전신 장애 및 투여 부위 병태, 근골격 및 결합 조직 장애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김남희 의원은 “키 크는 주사 오남용이 의심된다”며 “오남용 가능성이 큰 의약품의 비급여 처방은 식약처가 좀 더 책임을 가지고 모니터링과 실태 파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성장호르몬 제제 부작용의 장기적 영향과 관련하여 국내외 연구 결과 및 안전성 정보 등을 수집하여 면밀히 분석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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