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철근 어디로"… LH 단지, 20% 초과 주문에도 '누락'

이화랑 기자 2024. 10. 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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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한 아파트에서 당초 설계보다 최대 20%가량 철근을 초과 주문했음에도 철근 누락이 발견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발주청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국민의힘·경기 성남분당)에 따르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 철근 누락 단지' 총 23곳 가운데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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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제2순살아파트 우려… "손실 등 대비한 수량… 관리방안 세울 것"
LH 아파트 단지 가운데 당초 설계보다 최대 20%가량 철근을 초과 주문했음에도 철근 누락 사례가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8월 LH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당시 남양주시 별내동의 해당 단지에 붙은 안내문.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한 아파트에서 당초 설계보다 최대 20%가량 철근을 초과 주문했음에도 철근 누락이 발견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발주청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국민의힘·경기 성남분당)에 따르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 철근 누락 단지' 총 23곳 가운데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다.

경기 평택시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톤)보다 19.5%(353톤) 많은 2165톤을 주문해 시공하면서 철근 자재비가 설계 대비 12억원 증가했다.

경기 오산시 세교2 A-6블록은 설계량(3945톤)보다 5.4%(214톤) 많은 4159톤의 철근을 주문·시공하면서 설계 때 예상보다 비용이 24억원이 늘었다. 경기 화성시 비봉 A-3블록의 경우 철근 주문량(1만1240톤)이 설계량(1만793톤)보다 4.1%(447톤) 많아져 14억원의 비용이 추가됐다.

이를 포함해 총 21개 단지의 철근 주문 금액이 설계 당시 산출한 예상 비용보다 최소 4억원에서 최대 85억원까지 늘었다.

실제 시공과정에서 철근을 절단·가공하다 보면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겨 시공사들은 통상 철근을 설계량 대비 더 많이 주문한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LH의 추정 시공 손실량은 3% 안팎이다.

설계 대비 300톤~400톤씩 철근을 더 주문해 비용 부담이 늘어난 현장에서도 '철근누락'이 나타나면서 LH의 관리·감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설계 당시 73억원보다 2배가 넘는 158억원어치 철근을 주문한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량보다 철근 시공량이 247톤 적었다. 이외에도 설계 당시 예상액보다 실제 철근 주문액이 2배 이상 늘어난 단지는 ▲양주 회천 A-15블록 ▲오산 세교2 A-6블록 ▲평택 소사벌 A-7블록 등 4개 단지다.

지난해 철근누락 논란의 중심이 됐던 무량판 구조의 '전단보강근'은 슬래브(콘크리트 천장)에 들어가는 주철근을 촘촘하게 감는 갈고리 형태 철근이다. 기둥이 슬래브를 지탱하는 무량판 구조에서 하중을 견디도록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실제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들이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철근을 주문하고도 사용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LH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음에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순살 아파트가 나타날지 모른다. LH의 감리 감독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LH는 "가공 과정에서의 철근 손실 발생과 시공관리 등 여러 가지 현장 여건 변경에 따라 수량이 증가했다"며 "앞으로 철근 등 주요 자재에 대해서는 설계수량과 반입수량의 차이 등 관리방안을 수립해 철저히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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