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도 MLB도…포스트시즌 승패 가르는 ‘수비’

배재흥 기자 2024. 10. 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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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LG-KT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연장 11회말 오지환과 부딪혀 타구를 처리하지 못한 신민재 뒤로 경기를 끝낸 KT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수원 LG-KT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정규이닝 안에 결판을 짓지 못한 양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1회말 KT 선두 타자 강백호가 우완 백승현을 상대로 친 타구가 좌측 외야 선상 방면으로 높게 떴다. 좌익수 문성주가 낙구 지점으로 달려가 슬라이딩을 했지만, 타구는 문성주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결과는 강백호의 2루타. LG는 아웃 카운트를 늘릴 기회를 놓쳤고, KT는 끝내기 기회를 얻었다.

시작도 중간도 끝도 결국 수비였다. 김상수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며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KT는 황재균의 희생 번트로 주자들을 진루시키려고 했다. 황재균이 3루 쪽으로 번트를 댔고, 전진 수비를 하던 3루수 문보경이 포구한 뒤 1루가 아닌 3루로 공을 던졌다. 포수 허도환의 콜이 좋지 않았고 결국 무사 만루 대위기를 초래했다. 바뀐 투수 정우영이 배정대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해 홈에서 3루 주자 강백호를 잡은 직후 대타 천성호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LG가 정우영을 앞세워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이어진 2사 만루, 심우준의 땅볼 타구가 정우영의 글러브를 스치고 2루 베이스 쪽으로 굴렀다.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공을 잡기 위해 양쪽에서 달려들다 부딪혀 넘어졌다. 이 틈에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고, 심우준도 1루 베이스를 터치했다. 승부처에서 아쉬운 수비가 연달아 나온 LG는 결국 5-6으로 패했다.

지난 6일 LG-KT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신민재가 싹쓸이 안탈르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신민재는 좌익수 김민혁의 포구 실책 을 틈 타 3루까지 갔다. 연합뉴스



뒤가 없는 단기전에선 수비 하나가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고, 시리즈의 흐름에 영향을 끼친다. 4차전 승리로 LG와 시리즈 전적 2승2패가 된 KT도 2, 3차전에선 실책으로 LG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2차전에서 2-7로 패할 때 KT는 무려 4개의 실책을 했다. 2-2 동점이던 4회 1루수 문상철의 송구 실책을 시작으로 결국 역전까지 허용했고, 2-4로 밀리던 6회 1사 만루에선 좌익수 김민혁이 신민재의 안타 때 타구를 뒤로 흘리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KT는 8일 수원 3차전에서 3-2로 앞서가던 5회, 오스틴 딘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때도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선두 타자 문성주의 파울 뜬공을 1루수 오재일이 잡지 못했고, 결국 볼넷 출루로 이어졌다. 선발 웨스 벤자민은 이후 신민재에게 안타를 맞으며 주자를 쌓아가다가 오스틴에게 홈런까지 허용했다. 6-5, 1점 차로 승부가 갈린 만큼 KT는 실책 하나가 아쉬웠다.

패하면 탈락하는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보다 높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몸이 굳어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책을 범하는 경우도 생긴다. 집중력이 고조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다. 어느 쪽이 경기에 더 집중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빅리그의 가을도 마찬가지다.

LA 다저스는 9일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2회에만 6점을 내줘 5-6으로 패했다. 2회 무사 1루에서 잭슨 메릴의 타구를 잡은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의 2루 송구가 외야로 빠져 무사 1·3루가 됐다. 곧이어 산더르 보하르츠의 땅볼 때 유격수 미겔 로하스가 2루를 밟고 1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만들려다가 주자가 모두 살았다. 야수들의 매끄럽지 못한 수비로 크게 흔들린 선발 워커 뷸러는 이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투런포를 얻어맞는 등 무너졌다.

한국도 미국도 올가을 수비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지난 9일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 워커 뷸러. AP연합뉴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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