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초2 아이가 부모와 대화를 피합니다
Q.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요즘들어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아서 혼내는 일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여동생에게 시비를 걸고 툭툭 치기도 해서 혼을 냈는데 억울한듯이 울기만 하더군요. 이런 일이 잦다 보니 저도 스트레스를 받고 제 양육방식이 잘못됐나 싶어 아이에게 불만인 점을 물어봐도 말을 안하니깐 답답한 마음에 또 큰소리를 냈습니다. 아이랑 대화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안녕하세요. 아버님. 자녀의 마음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고 자녀와 잘 지내고 싶은데 그렇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이 크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이의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에게 책임감을 키우기 위한 의사소통방법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아이의 비언어적 표현에 나타난 감정을 읽어주고 기다리세요.
아이의 표정이나 행동에는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말을 하지 않거나 "괜찮아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아이는 언어적인 것과 비언어적인 것에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혼합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님이 느끼시기에 답답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아버지는 비언어적인 표현에 초점을 두고 감정을 수용하는 대화법을 사용해 보세요.
아버지: 00아~ 네 표정을 보니까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자녀: 아까 동생이 먼저 친건데 저만 혼나서요.
아버지: 그랬어? 그러면 억울했겠네.
자녀: 저번에도 동생이 제 꺼 망가뜨려서 화낸건데 그때도 저만 혼났어요.
아버지: 예전에도 그런적이 있었구나.
자녀: 그때도 정말 억울하고 동생도 정말 미웠어요.
아버지: 그렇구나. 아빠가 앞으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자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왜 싸우는지 물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 알았어. 앞으로는 그렇게 할게.
만약 아버지의 말에 아이가 침묵으로 반응하거나 "아니에요"라고 재차 대답한다면 그날의 대화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마무리하시는게 좋아요. 대화를 이어가려고 재촉하거나 다그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또한, 감정을 수용하는 대화법에서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코칭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 갈등상황에서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열쇠를 가지고 있답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 아버지가 혼을 자주 냈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출발점은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입니다.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아이에게 놀잇감을 정리하라고 재차 말을 했는데 아이가 노는 것에 열중하느라 정리를 하지 않자 아버지가 화가 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아버지에게 혼이 나는 아이의 마음도 불편하겠지만, 혼을 내는 아버지 역시 만만찮게 마음이 불편할 것입니다. 또한, 비슷한 상황이 되면 아버지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게 되고 그것이 아버지 본인에게 스트레스라면, 아버지는 이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인물입니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모든 행동을 멈추고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다음과 같이 스스로와의 대화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버지A: 나는 지금 너무 화가 나 있어. 무엇 때문에 화가 난거지?
아버지a: 내가 몇 번이나 치우라고 말을 했는데 아이가 말을 듣고 있지 않잖아.
아버지A: 일부러 나를 화나게 하는 건 아니잖아. 아이들은 원래 말을 안들어.
아버지a: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니 화가 날 수 밖에!!! 혼쫄을 내줘야지!
아버지A: 혼낸다고 변하는 건 없어. 오히려 서로 기분만 상할 뿐이야. 아이가 왜 말을 안듣는지 잘 생각해봐.
◇ 훈육은 최대한 정중하게 하세요
화가 났을 때 아버지는 자신이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훈육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화가 난 감정은 "너 왜 아빠 말을 안들어?", "아직도 안치웠어?"와 같은 비난의 말을 할 수 있고 이는 자녀의 자존감을 낮추는 대화법입니다. 훈육의 핵심은 자녀가 책임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훈육을 할 때는 최대한 정중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버지: (아이의 눈을 보고)00아, 이제 놀이시간이 끝났고 지금은 놀잇감을 치우는 시간이야.
자녀: (계속 놀이를 하면서) 조금만 더 놀다가요.
아버지: 곧 저녁 먹을 시간이고 지금 놀잇감을 치워야돼.
자녀: (놀이를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
아버지: (조용하고 단호하게)만약 지금 놀잇감을 안치우면 내일은 놀이시간을 가질 수 없어.
자녀: (약간 짜증을 내며 놀잇감을 치우기 시작한다)
아버지: 넌 놀잇감을 치우고 내일도 놀기로 했구나.
아이가 책임감 있는 행동을 선택했다면 그 과정에서 따라오는 짜증이나 부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의를 중요시 하는 아버지들께서는 그런 태도를 예의가 없다고 불편하게 여기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포기했으니 속상하고 짜증나는 마음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때 마음이 가장 불편한 사람은 아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오히려 아이가 좋은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라는 것을 아버지께서 알려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잠시 짜증은 났지만 나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를 알게 되고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을 변화할 수 있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혜경은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놀이심리상담사 2급(한국놀이치료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실 놀이치료사로 일했다. 현재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센터 강서점에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로보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심리상담, 놀이치료, 부모양육태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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