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에는 저주, 상대팀엔 축복··· ‘밀워키 잡으면 무조건 WS 간다’ 올해도?
미국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팬이라면 분통이 터질 만한 징크스가 있다. 밀워키는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문턱도 좀처럼 밟지 못했는데, 정작 그 밀워키를 꺾은 팀은 최소한 월드시리즈까지는 무조건 나간다는 것이다. 밀워키 입장에선 가을의 저주, 그 상대팀으로선 든든한 축복과도 같은 징크스다. 지난시즌까지는 적중률 100%를 기록 중이다. 올해도 기록 연장 가능성이 보인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밀워키를 꺾은 뉴욕 메츠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가장 먼저 올랐다.
1969년 창단해 아메리칸리그로 역사를 시작한 밀워키는 1981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전·후기 리그 형태로 진행된 그해, 밀워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동부지구 전기리그 우승팀 뉴욕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맞붙어 접전했지만 결국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탈락했다. 밀워키를 꺾은 양키스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오클랜드를 스윕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이후로 40년이 넘도록 밀워키팬들이 곱씹게 될 ‘저주’의 시작이었다.
1981년부터 올해까지 밀워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모두 10차례. 타선의 로빈 욘트와 폴 몰리터, 마무리 롤리 핑거스까지 미래의 명예의전당 선수들로 무장했던 1982년 딱 1차례 월드시리즈까지 올랐고, 7차전 승부 끝에 결국 패했다. 이후 밀워키는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했다. 2011년과 2018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게 최고 성적이다. 이후로는 가을 야구 첫 단계에서 판판이 무너졌다. 올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메츠에 패해 탈락했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밀워키는 허둥지둥하며 무너졌고, 반면 그 밀워키를 꺾은 팀들은 승승장구했다. 밀워키 상대로 2008년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리한 필라델피아, 2011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승리한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밀워키를 꺾었던 워싱턴과 LA다저스 그리고 애틀랜타가 3년 내리 차례로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가을 야구가 한창 진행 중인 올해와 밀워키가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던 1982년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에서 밀워키를 꺾은 8개 팀이 모두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그중 6개 팀이 우승까지 차지했다.
적지 않은 팬들은 포스트시즌에서 응원팀을 탈락시킨 팀이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자신들을 꺾은 팀이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정말 강한 팀에 졌다는 논리로 쓰린 속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 번이다. 1981년 이래로 40년이 넘도록 같은 역사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걸 지켜보는 게 더는 유쾌할 수가 없다.
이제 메츠로 시선이 향한다. 메츠는 지난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서 0-2로 밀워키에 끌려가며 탈락 직전까지 갔지만, 9회초 피트 알론소의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디비전시리즈에 올랐다. 극적인 역전승으로 잔뜩 기세가 올랐고, 이른바 ‘밀워키의 가호’까지 더해진 덕일까. 메츠는 10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필라델피아를 4-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1로 7전 4선승제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했다. 시즌 MVP 후보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만루홈런을 때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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