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PE, ‘쁨클리닉’ 진이어스 2대주주 됐는데… 창업주 변고에 복잡해진 셈법

노자운 기자 2024. 10. 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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쁨의원 일산점 모습. /쁨의원 홈페이지

이 기사는 2024년 10월 8일 14시 2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PE)가 성형외과 체인 ‘쁨클리닉(쁨의원)’을 운영하는 진이어스의 2대주주가 되자마자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정태영 의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복잡한 상황을 맞게 됐다. 진이어스 리더십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SG PE는 진이어스에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부문만 따로 분할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상장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것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 PE와 지엔텍은 최근 에프앤에프(F&F) 계열사 에프앤코가 보유했던 진이어스 지분 10%를 180억원에 샀다. SG PE가 8%를, 지엔텍이 2%를 인수했다. 기업가치는 1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진이어스는 연내 2000억원 넘는 기업가치에 신규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지만, 이번 거래는 구주 매매이기 때문에 몸값이 다소 할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이어스는 2017년 설립된 뷰티·의료 부문 브랜딩·마케팅 업체다. ‘톡스앤필’ 등을 거친 의사 출신 정태영 의장이 이끌어 왔다. 전국에 분원을 둔 피부과·성형외과 브랜드 쁨클리닉, 비만 클리닉 ‘상상의원’을 운영 중이다.

원래 진이어스는 정태영(30%) 의장과 부인 김민경(38.84%) 대표이사, 그 외 가족들까지 포함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총 76.44%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바닐라코’를 운영하는 에프앤코가 10%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나머지는 옥타곤벤처파트너스·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소량 보유 중이다.

SG PE는 앞서 올해 초 진이어스에 총 300억원을 투자했는데, 그 중 200억원은 전환사채(CB)였으며 100억원은 ‘에스지데카 유한회사’를 통해서 산 지분(에쿼티) 8.37%였다.

이번에 에프앤코의 구주 8%까지 인수함에 따라, SG PE의 진이어스 지분은 총 33%로 늘어나게 됐다.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가정하에 추산한 지분율이다. 창업주인 대주주 일가가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SG PE가 2대주주가 된 것이다.

그런데 돌연 변수가 생겼다. 정태영 의장이 지난달 27일 별세한 것이다. 정 의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약 1년 전부터 경영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었지만, 그럼에도 소속 의사들을 아우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입장에선 정 의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회사가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의장 배우자인 김민경 대표는 남편의 보유 주식을 상속받고 2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다른 곳에 경영권을 넘길 생각은 없는 걸로 안다”며 “다만 200억원의 현금이 필요한 만큼 여러 방도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2대주주가 된 SG PE도 난감해졌다. 구심점이었던 창업주가 별세한 만큼, 향후 회사의 성장 방향이라든지 미래 청사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대주주와 공생해 경영에 협력해야 하는 2대주주로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원 경영에 돌발 변수가 생긴 만큼 SG PE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이 MRO 사업을 분리해 별도 법인을 만드는 것이다. 병원경영지원회사(MSO)가 병원 브랜드 라이선스 등을 보유하고 인력 파견 등 행정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면, MRO는 소모성 자재를 납품한다. 전국 병원에 보톡스와 필러 등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을 유통하는 역할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MSO는 법적으로 상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MRO를 물적분할해 법인을 따로 세운 뒤 PE가 최대주주가 돼 상장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메티스톤에퀴티파트너스 역시 연말 진이어스의 구주 및 신주를 인수해 주주로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는 2000억원 이상, 투자 규모는 최대 300억원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메티스톤이 주주에 이름을 올린다면, MRO 분사 등의 시나리오를 SG PE와 함께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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