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자산 저수지 팝니다”… 중국 지방정부 ‘부채위기 탈출’ 안간힘[Global Focus]

박세희 기자 2024. 10.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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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수지는 우리가 여러 세대에 걸쳐 피와 땀을 흘린 결과인데 어떻게 이것을 판매할 수 있습니까."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 핑두(平度)시가 지역 내 수자원 보호시설의 사용권을 외부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발표하자 한 지역 주민이 지역 언론을 통해 한 말이다.

지방 정부가 국유자산 매각에 나서게 된 것은 부동산 위기로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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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30년 사용권 1500억원에 나와
잇단 민영화에 주민 불만 확산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이 저수지는 우리가 여러 세대에 걸쳐 피와 땀을 흘린 결과인데 어떻게 이것을 판매할 수 있습니까.”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 핑두(平度)시가 지역 내 수자원 보호시설의 사용권을 외부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발표하자 한 지역 주민이 지역 언론을 통해 한 말이다.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인 중국 지방 정부들이 국유자산 민영화에 나서면서 이로 인한 논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핑두현 정부는 황산(黃山)저수지, 쌍산(雙山)저수지 등 5개 저수지의 30년 사용권을 내놨다. 1개당 가격은 8억 위안(약 1523억 원) 정도다. 정부는 사회적 자본의 사용권을 양도해 새로운 재정수입을 얻고 전문 회사의 관리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방 정부가 국유자산 매각에 나서게 된 것은 부동산 위기로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을 수익으로 활용해왔다. 토지사용권을 민간에 팔아 수익을 올려 재원으로 써온 것이다. 땅값이 비쌀수록 지방정부 수입은 커지는 구조였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며 토지사용권 판매량은 급감했고 전국적인 경제 둔화가 더해져 각 지방 정부들은 빚더미에 앉게 됐다. 올해 상반기 지방 국유 토지 사용권 판매 수입은 1조5300억 위안으로 작년 대비 18.3% 줄었다. 정점이던 2021년에 비해 55.7%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는 6월 말 기준 42조6100억 위안에 달한다.

이에 각 지방정부들은 솥을 부숴 쇠를 파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솥을 부숴 쇠를 판다는 건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라는 뜻으로, 철강 생산을 위해 각 가정의 냄비까지 녹이는 운동을 펼친 대약진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지난해 말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12개 지역을 들어 솥을 부숴 쇠를 파는 노력으로 채무 위험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장시(江西)성 간저우(甘州) 정부는 도시 상수도 및 버스 회사의 토지 매각을 허용해 3억7000만 위안을 벌어들였다. 하급 공무원들의 급여는 지연되거나 삭감됐고 세금 징수원들은 수십 년간 미납된 세금 징수에 앞장서고 있다. 교통 위반과 같은 위반 행위에 대한 벌금도 인상했으며, 10년 이상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했던 안후이(安徽)성과 산둥(山東)성 등은 다시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유동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나 부채가 쌓이는 것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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