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킵초게’가 되려고 하나요? 달릴 때 고급 런닝화 필요 없어요!

김학수 2024. 10. 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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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스포츠는 단연 '달리기'이다.

'러닝 크루'라는 이름으로 모여 함께 달리는 이들을 보면 전직 마라톤 선수로서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 또한 이러한 문화의 영향으로 필요 이상의 기능성 제품들이 난무하고 비쌀수록 잘 팔리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 스포츠 달리기가 그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무척 염려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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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올림픽 마라토너가 알려주는 올바른 달리기 문화
마라톤 평론가 김원식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스포츠는 단연 ‘달리기’이다. ‘러닝 크루’라는 이름으로 모여 함께 달리는 이들을 보면 전직 마라톤 선수로서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달리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에 달리기보다 효과적인 운동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가볍게 즐기는 데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바로 체면 문화. 우리나라에는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장비빨’이라는 요상한 문화가 존재한다. 등산을 가더라도, 캠핑을 가더라도 비싸고 좋은 장비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스포츠 또한 이러한 문화의 영향으로 필요 이상의 기능성 제품들이 난무하고 비쌀수록 잘 팔리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달리기는 골프나 스키처럼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맨발만 있어도 가능하지만, 구태여 나열하자면 뻣뻣한 정장 스타일의 옷보다는 편한 옷, 구두보다는 운동화가 좋다는 정도다. 초등학교 체육 시간을 떠올려 보자. 모두 같은 체육복을 입고, 적당한 운동화를 신고 나가던 그 시절, 그 정도의 준비라면 족하다.

그런데 요즘 달리기 문화가 스포츠 문화의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 과거 등산 문화를 떠올려 보자. 등산복이라는 기준이 없을 때, 편한 옷을 입고 미끄럼방지 등산화 정도의 아이템만 가지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던 등산이 고급 등산용품의 등장으로 엄청난 위화감을 조성한 바 있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아무런 제재 없이 문화를 받아들인 지금, 이제는 가볍게 등산하는 사람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문화가 바뀌었다. 말마따나 히말라야 등반을 하는 것도 아닌데, 동네 뒷산을 가더라도 온갖 장비를 갖춘 뒤에야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된 것이다. 국민 스포츠 달리기가 그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무척 염려되는 요즘이다.

요즘 러너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발은 카본화(탄소섬유)가 들어간 기능성 레이싱화다. 이 러닝화는 전문적인 선수들을 위해 빠른 속도와 성능 향상을 위해 설계되어 일반인들이 신게 되면 오히려 부상 등의 위험이 있다. 마라톤 선수들은 레이스 중에 신발에 모래 한 알만 들어가도 안 될 정도로 무게에 예민하다. 오랜 시간 달리면 발에 열이 발생해 피부가 약해지고, 잦은 마찰로 인해 발이 예민해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되기에 고급 신발을 신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게 필요한 신발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평생을 ‘달리기’와 함께 뛰어온 전 올림픽 마라토너인 필자가 소개하는 것은 고급 장비에 집중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고, 꾸준하게 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도서관에 있는 도서를 떠올려 보자. 도서관에는 신생아를 위한 책부터 학자들이 읽는 전문도서까지 다양하게 있다. 초등학생에게 박사급 전문 도서를 읽힌다면 과연 응당한 일일까? 각각 수준에 맞는 도서가 있듯 스포츠도 그러하다. 편한 옷을 입고 나에게 맞는 러닝화를 찾아 신고 언제든 뛸 수 있는 코스에서 자유롭게 뛰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달리기의 본질은 그것이다. 본질을 잊지 않는 일상의 러너들이 되기 바란다.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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