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 삼성·LG 가전, 4분기 반등 위한 세 가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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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생활가전 사업부가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로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볼륨존(대중적인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심화하고 있어 가격을 낮추기만 해서는 승산이 없다"며 "빌트인·플랫폼 등 B2B 사업이나 AI, 고효율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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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생활가전 사업부가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로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거뒀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등 대형 소비제가 몰려 있는 4분기 반등을 위해서는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와 증권가 전망치 등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TV·생활가전 사업부는 4000억원대의 3분기 영업이익을,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예상치는 물론 직전 분기 영업이익(삼성전자 4900억원, LG전자 6944억원)보다도 줄어들었다. 3분기가 생활가전 업계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의 수익성 악화다.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는 원자재·물류비가 급증하면서 높아진 비용 부담이 첫손에 꼽힌다.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 등 전통적인 백색가전에서는 여전히 국내 가전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로봇청소기나 소형 세탁건조기 등 품목에서는 중국·미국 등 업체에 1위를 내줬다.
업계가 꼽는 4분기 실적 반등의 열쇠는 AI(인공지능) 가전 중심으로의 라인업 전환과 소프트웨어 매출 증가,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 등 3가지다. 이 중 수요 침체에도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AI 가전으로의 전환은 최대 과제 중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AI 가전의 성장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1.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경쟁자인 중국 가전의 AI 경쟁력이 취약한 것은 다행스럽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자국 주요 세트(완성품) 업체에 미국 엔비디아 등 해외 AI 칩 구매 자제와 캄브리콘 등 중국산 AI 칩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산 AI 칩은 수율이나 성능은 물론 비축량에서 해외 칩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의 AI 기능 구현을 위해서는 작고 성능이 높은 칩이 필요한데, 대부분 중국 내 조달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매출 증가와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다. 소프트웨어는 광고 수입과 다른 기업의 이용료 지불이 주된 수익 구조이기 때문에, 비수기와 원재료비 부담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양사는 '삼성 TV 플러스'나 'LG채널' 등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서비스와 삼성 스마트싱스, LG 씽큐 등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치보다 매출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
업계는 원가 절감보다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볼륨존(대중적인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심화하고 있어 가격을 낮추기만 해서는 승산이 없다"며 "빌트인·플랫폼 등 B2B 사업이나 AI, 고효율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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