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촌스럽다'는 2030…어디에나 어울리는 '90년대 스타일' 찾는다[New &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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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수년간 이어진 고물가 시대에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이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고 살겠다며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를 외쳤던 2010년대 후반과는 딴판인 세상이다.
미니멀리즘은 기본 아이템에 바탕을 둔 담백한 스타일이라 신중하게 구매한 뒤 오래 사용하는 요노형 소비와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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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스타일 90년대 미니멀리즘 재유행
LF 브랜드 던스트·TNGT, 발맞춰 제품 속속
패션업계가 수년간 이어진 고물가 시대에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이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고 살겠다며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를 외쳤던 2010년대 후반과는 딴판인 세상이다. 화려한 옷과 명품을 쫓았던 2030은 이제 담백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아이템에 꽂혔다.
2일 종합 커뮤니케이션그룹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소비 트렌드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플렉스와 욜로 언급량은 2022년 상반기 8만93건에서 올해 상반기 6만47건으로 12% 감소했다. 반면 요노를 떠오르게 하는 무지출, 무소비 언급량은 1만4,819건에서 2만7,481건으로 85% 늘었다.
연구소는 이를 두고 "과거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겨진 '플렉스 소비'가 이제 편의점, 다이소 등 일상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무지출과 무소비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절약형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요노형 소비는 패션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남이 지닌 아이템을 부러워하는 대신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꾸미기' 현상이 한 예다. 신발, 가방에 리본, 구슬 등을 달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창조하는 꾸미기 현상은 2030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불필요한 소비 줄이는 미래 세대 반영"
요노형 소비는 아예 패션 트렌드로 반영되고 있기도 하다. 패션업계가 1990년대 후반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을 불러내는 식이다. 미니멀리즘은 기본 아이템에 바탕을 둔 담백한 스타일이라 신중하게 구매한 뒤 오래 사용하는 요노형 소비와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가 올해 가을 트렌드로 '드뮤어'를 주목하고 있는 점도 요노족이 반길 법하다. '얌전한·조용한'을 의미하는 드뮤어룩은 차분하고 부드러운 색상, 절제된 디자인으로 단정하고 우아한 느낌을 낸다.
LF 브랜드인 던스트, TNGT도 이런 패션 트렌드에 발맞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2019년 창립한 던스트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 아래 남성과 여성, 격식과 비격식의 경계를 허무는 의류를 선보이는 브랜드다. 특히 던스트의 빈티지 가죽 재킷 등은 질리지 않고 해마다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으로 평가받으며 매년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남성 의류 브랜드 TNGT도 요노족의 취향을 정조준하고 있다. 재킷, 바지 조합인 TNGT의 '키노시타 셋업'은 대표 미니멀리즘 아이템인 무채색 셋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연인과의 데이트용은 물론 회사 출근용으로도 두루 활용하기 좋다.
LF 관계자는 "이번 가을엔 어떤 옷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자주 손이 가는 아이템을 준비했다"며 "미니멀리즘의 귀환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본질에 집중하고자 하는 미래 세대의 가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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