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개의 섬이 품은 청정 자연… ‘살기 좋은 도시’ 도전
내달 이집트서 23개 도시와 경쟁… 박우량 군수, 현지서 발표할 예정
갯벌 보존 위해 생물보전지역 지정… 박물관-정원 등 특화 사업도 눈길
● 환경 분야 최고 권위 ‘그린 오스카’ 도전
신안군은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리는 2024 리브컴 어워즈 본선에서 세계 16개국 23개 도시와 경쟁을 펼친다. 리브컴 어워즈는 전 세계 도시가 우수한 환경과 정책 등을 뽐내는 경연장이다.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세계 살기 좋은 도시상 협회(IALC)가 주관하는 상으로, 환경 분야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 ‘그린 오스카(Green Oscar)’로도 불린다. 유엔환경계획(UNEP) 공인으로 세계 모든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는 리브컴 어워즈가 유일하다. 1997년 영국 버크셔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래 매년 전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리브컴 어워즈는 ‘살기 좋은 도시상(Whole City Awards)’과 ‘프로젝트상(Project Awards)’, ‘우수사업 장려상(Bursary Award)’ 등 3개 분야로 나눠 시상한다. 각 국가의 신청 도시를 대상으로 도시경관 증진과 문화유산 관리,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 환경적으로 섬세한 실천, 건강한 생활양식, 미래로의 계획 등 6개 항목을 평가한다. 인구수를 기준으로 A∼E그룹으로 나누는데 인구가 3만8133명(2024년 9월 기준)인 신안군은 코스타리카 리코야, 포르투갈 아게다, 폴란드 오스트루프비엘코폴스키, 조지아 포티, 팔레스타인 라말라, 코스타리카 쿠리다바트 등과 B그룹(2만∼7만5000명)에 속해 있다. 결선에 진출한 도시는 각국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발표한다. 신안군은 박우량 군수가 현지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전성희 신안군 세계유산과 지속가능팀장은 “결선에 진출한 것만으로 ‘살기 좋은 도시’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발전의 표본을 전 세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신안군
신안군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정책으로 이번 대회 수상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안 갯벌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은 2021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신안 갯벌은 전체 유산구역의 약 86%인 1100만 km²로 가장 넓다. 군 전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등 청정 갯벌 보존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안좌면의 작은 섬 반월도·박지도를 ‘퍼플섬’으로 꾸며 유엔 세계관광기구로부터 자연 풍광과 문화의 다양성, 지역의 가치, 농촌 마을의 공동체 보호 활동을 높이 평가받아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탄소 흡수와 저장 능력이 뛰어난 블루카본의 대표 수종인 맹그로브를 도입하기 위해 도초면 죽연리 갯벌에 맹그로브 종자를 식재했다. 햇빛과 바람을 지혜롭게 활용해 지역사회와 이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구축해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8년 전국 최초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주민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연금 형태로 받고 있다.
박 군수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참신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하고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한 게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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