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저지선 만들어 줬는데… 與 부산 민심이 심상찮다
9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산을 찾아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후보 지원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거를 앞두고 부산 현장에서 유세하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은 금정구의 16동(洞)을 하나씩 맡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텃밭’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이런 총력전을 펴는 것은 그만큼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윤일현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국민의힘 현장 최고위원 회의에는 당 지도부뿐 아니라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까지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동훈 대표는 “부산은 지난 총선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곳이다. 저희가 금정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박수영(부산 남구) 의원은 “저희 부산 의원들이 원 팀으로 나서고 있고, 거기에 당 지도부가 힘을 몰아주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정구청장 선거는 당초 국민의힘 우세가 점쳐졌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실제 국제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505명을 조사한 여론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4.4%포인트)에 따르면 야권 단일화 시 민주당 김경지 후보 지지율 40%,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 지지율 43.5%로 격차가 오차 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에 갇혀 있기 때문에 결코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지난달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때, 부산 지지율이 마치 수도권처럼 동반 하락했다”면서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마지막까지 박빙 대결이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 4월 총선 때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 속에서도 부산 유권자들은 18개 지역 의석 가운데 17개 의석을 국민의힘에 몰아줬다. 이 때문에 ‘여당의 개헌 저지선(100석)을 지켜준 것은 부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금정구는 이런 부산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앞선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금정에서 13.3%포인트 차로 이겼다. 하지만 총선 이후 당대표 선거에서 당정(黨政) 갈등이 표면화되고,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지역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의 거친 공세 속에서 진행되는 국정감사가 재·보궐선거 기간과 겹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국감장에서 김 여사 문제가 어떻게 터질 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불안하다’고 했고, 또 다른 부산 의원도 “다녀보면 (지지) 열기가 느껴지지 않고, 실망한 지지자들이 ‘차라리 투표장에 안 가겠다’는 얘기도 한다”고 했다. 당정 갈등으로 지난 총선 이후 10%포인트가량 지지율이 빠졌다는 얘기도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이런 민심 균열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지역 일꾼론’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 의장은 이날 현장 최고위에서 주택 재개발, 터널 공공 개발, 복합 문화센터 확충 등을 약속하며 “집권 여당이 확실히 챙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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