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단백질 구조 분석, 신약 개발 새 지평 열어

박지민 기자 2024. 10. 1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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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수상 이유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는 9일(현지 시각)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와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AFP 연합뉴스

단백질은 뼈와 피부, 근육 등 생명을 이루는 필수 요소다. 인체의 단백질은 20종의 아미노산들이 연결된 긴 끈의 형태인데, DNA가 짠 설계도에 따라 아미노산들이 어떻게 결합될지 결정된다. 기존 단백질의 아미노산 결합 구조를 분석하면, 질병의 원인과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또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아미노산을 결합하면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새 단백질은 신약 개발이나 새로운 물질에 사용된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수석연구원이 개발한 ‘알파폴드’는 AI로 기존의 단백질 구조를 단기간에 분석한다. 현재 생명체에서 확인된 단백질은 약 2억 종류다. 과학계는 1970년대부터 현미경 등으로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해 왔지만, 워낙 구조가 복잡해 2020년 ‘알파폴드’ 공개 전까지 확인한 건 20만개(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알파폴드는 지난 4년 동안 거의 2억개에 달하는 단백질 구조를 대부분 예측했다. 정확도는 거의 90%에 이른다. 알파폴드는 기존에 규명된 약 20만개의 단백질 구조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

그래픽=김하경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 냈다. 1990년대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로제타’를 개발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드 노보 설계’에 집중했다. 결국 2003년 세상에 없던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AI를 접목한 ‘로제타폴드’를 2021년 발표했다. 그의 연구팀은 의약품, 백신, 나노소재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단백질을 만들었다.

베이커 교수는 한국과도 연이 깊다.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박사 후 연구원 때 베이커 교수의 제자로, 로제타폴드 개발을 주도하며 관련 논문의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백 교수는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은 기초 연구단계에서는 이미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활용하고 있는 기술이 됐다”며 “치료제 외에도 플라스틱 분해 효소 등에도 기여해 인류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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