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대체서식지 136억…“실효성 없어”
[KBS 제주] [앵커]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를 앞두고 쟁점들을 짚어 보는 순서입니다.
KBS 취재 결과 국토부가 조류 충돌을 막기 위한 대체서식지 마련에 136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체서식지 마련이 실효성있는 대책이 될까요?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다와 가깝고 먹잇감과 습지식물이 많아 철새의 최적 월동 장소인 하도리 철새도래지.
멸종위기 저어새 등 매년 100여 종 수만 마리의 철새가 쉬었다 갑니다.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선 제2공항 예정지 반경 13km에 철새도래지가 4곳이고, 140여 종 5만 6천여 마리가 관측됐습니다.
앞으로 있을 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 충돌에 대한 대책 마련이 관건이 된 겁니다.
KBS 취재 결과 국토부는 3곳의 대체서식지 마련에 136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지난해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당시 예산보다 증가했습니다.
국토부가 계획하는 대체서식지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확인해 봤습니다.
공통된 답변은 국내에서 성공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일무어스/박사/새와 생명의 터 대표 : "한국에서 조류 대체서식지가 성공한 사례를 보지 못했습니다.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대체서식지가 조류 충돌 위험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철새들의 이동 특징에 주목합니다.
많게는 수천km를 날아 매년 같은 장소로 이동할 정도로 서식지 충실도가 높은 행동 특성만 봐도 대체서식지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새의 이동을 예측하고 거기에 맞춘 진짜 서식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들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서식지의 소실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주도의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현지 전문가가 참여한 비행구역 내 조류 조사와 안전을 위한 충돌 위험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맹금류와 같은 종들이 통과하는 현황에 대해서도 아직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이런 위험 요소 즉, 우리는 대체서식지라고 얘기를 할 때 오리류, 기러기류, 갈매기류 이런 부분만 생각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는 거죠."]
한편, 지난해 국토부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대행사는 한국환경연구원에 대체서식지 등 조류 충돌 대책을 여러 차례 자문했지만, 없다는 답변만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고준용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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