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남으면 관에 눕는 것”…590만명 대피령
주민들 몰려 고속도로 정체
시속 30㎞…주유소 재고 동나
최대 풍속 시속 250㎞인 대형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주로 접근하면서 탬파베이 등 저지대 지역 주민 590만여명에게 대피령이 떨어졌다.
주민들이 황급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막히고, 주유소는 재고가 동난 상황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당국은 약 590만명이 사는 플로리다주 11개 카운티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2017년 허리케인 어마(약 680만명)에 이어 플로리다주에 내려진 대피 명령 중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밀턴은 9일 오후나 10일 오전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탬파, 클리어워터, 세인트피터즈버그 등 플로리다주 주요 도시들이 수백㎞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돼 있어 현지에선 허리케인이 몰고 오는 강풍보다 폭풍해일이 더 치명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인 캐스터 탬파시장은 “주택을 집어삼킬 만한 높이인 최고 4.5m 폭풍해일이 예보돼 있다”며 “이곳에 남는 것은 관 안에 누워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앞다퉈 대피하면서 고속도로는 정체를 빚고 있다. 당국이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통행료를 면제하고 갓길 주행을 허용했지만 운행 속도는 시속 30㎞에 불과했다. 다른 주로 대피하기 위해 지난 7일 오후 세인트피터즈버그 집에서 출발한 코니 레저는 NYT에 “60㎞를 가는 데 3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간 차량은 다시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막혔다”고 말했다. 다른 주로 이동하던 플로리다 주민 키아라 미란다는 AP에 “주유소 8곳을 갔는데도 휘발유를 넣지 못했다”며 고속도로 주유소에 재고가 없다고 했다.
AP는 주민 대다수가 대피했지만 집에 남는 것을 선택한 주민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당국 관계자는 “폭풍이 한창일 때는 구조대원도 위험해서 (신고가 들어와도) 곧장 출동하기 어렵다”며 “대피하지 않고 이 지역에 남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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