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활동 자제 요구에 “나도 필요하다고 생각”

친한 ‘김 여사 리스크’ 우려에
여당 대표로 입장 표명 시작
‘기소 필요’ 의견에는 말 아껴

명태균 질문엔 수사 언급하며
“명씨 관련 분들이 설명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친한동훈(친한)계 목소리에 대해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한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보도가 나왔다’는 질문에 “저희 의원들이 뭐라고 말했는지는 몰랐는데,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대표의 이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친한계를 중심으로 ‘김건희 리스크’를 타개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의 ‘역린’으로 평가되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여당 대표로서 할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가진 토론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나라와 당이 사는 방안을 선택하겠다”며 “때가 되면 행동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사건을 이번주에 결론 낸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관측에 관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여사 기소까지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에 대해서는 “그런 의견에 대해 제가 하나하나 코멘트할 필요가 있느냐”며 말을 아꼈다. 친한계 내에서는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검찰이 불기소하면 여당의 처지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명품백(수수 사건)에 이어 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도 불기소하면 특검법을 방어하기가 조금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된 현장 민심을 묻자 “부산은 민심의 바로미터”라며 “지난 총선에서 부산 시민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결정을 했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정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 대해서는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 국민들께서 한심하게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 브로커가 ‘감히 자기에게 어쩌겠냐’ 이런 식의 말을 하는데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된 분들도 당당하고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뜻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명씨의 이름을 들어봤느냐’는 질문에는 “처음 듣는다. 이름이 특이해서 내가 들었다면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