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도 수비 가능" 모든 경우의 수 준비하는 꽃감독, 관건은 상대?[광주 토크]

박상경 2024. 10. 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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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 감독은 "대구, 수원처럼 외야 길이가 짧은 구장이라면 최형우가 한 번 정도 나가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잠실이라면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 라이온즈파크, KT 위즈 홈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외야 길이가 짧아 수비에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

시즌 내내 수비 가능성에 대해 "팀에서 항상 배려해주지만,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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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최형우가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3/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최형우가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3/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즌 전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시리즈 준비에 여념이 없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머릿 속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돌입한 이후 불면의 밤이 거듭되고 있다. 30인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구성부터 선발 라인업 구성과 불펜 운영, 작전 등 다양한 구상이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할 게 너무 많다"는 하소연은 엄살이 아닌 현실이다.

지명 타자 자리 역시 고민의 한 조각.

2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 롯데의 경기.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는 최형우.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20/

올 시즌 KIA의 지명 타자 자리는 대부분 최형우(41)가 맡았다. 이미 불혹을 넘긴 나이도 나이지만, 외야 자원이 그만큼 풍족했다. 주전인 최원준 나성범을 논외로 할 때, 굳이 최형우가 외야 수비에 나서지 않더라도 소크라테스 브리토나 이창진 고종욱 김호령 박정우 등 활용 가능한 외야 자원이 즐비하다. 덕분에 최형우는 편안하게 타격에 집중하며 중심 타자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다른 무대. 긴 호흡으로 이어갈 수 있는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단기전에 모든 힘을 쏟아내야 하는 만큼 체력 소모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지명 타자 자리를 로테이션을 활용하면서 체력을 안배하는 것도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최형우가 외야수 글러브를 끼고 수비에 임하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범호 감독은 "한 번 정도는 나가는 게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 롯데의 경기. 외야 수비 훈련을 함께하고 있는 최형우, 김호령.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21/

물론 전제가 있다. 이 감독은 "대구, 수원처럼 외야 길이가 짧은 구장이라면 최형우가 한 번 정도 나가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잠실이라면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 라이온즈파크, KT 위즈 홈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외야 길이가 짧아 수비에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 반면 LG 트윈스가 홈으로 쓰는 잠실구장은 광활한 외야를 고려할 때 부담감이 클 수 있다.

어떤 조건이 주어지든 최형우가 수비를 마다할 일은 없을 듯. 시즌 내내 수비 가능성에 대해 "팀에서 항상 배려해주지만,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터. V12가 걸린 한국시리즈에서 이런 의지는 더욱 타오를 수밖에 없다.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1타점 적시타를 날린 KIA 최형우.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7.26/

아직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길은 멀고, 상대 윤곽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모든 고민은 어떤 팀이 상대로 낙점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이 보내는 '불면의 밤'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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