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옛말…사범 둘 중 하나가 수도권·재범자 [집중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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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사범 2명 중 1명이 수도권에서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마약류 사범 4명 중 1명이 경기도민이거나 경기도에서 붙잡혔다는 의미다.
국내 마약류 사범 둘 중 하나가 수도권 안에서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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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아지고 어려운 치료 탓... 처벌·재활 등 근본적 대책 절실
#1. 지난 3월, 마약 유통 조직원이었던 40대 남성 A씨가 의정부의 한 주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본인의 어머니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다. 경찰은 A씨 자택의 여행용 가방에서 필로폰 3㎏을 찾아 압수했다. 일반적인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임을 고려하면 이 필로폰은 1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 9~10억원에 달한다.
#2. 최근 인천공항세관은 국제우편물로 밀반입한 엑스터시(MDMA) 20g을 통관 과정에서 적발했다. 이 택배를 받은 건 10대 B씨였지만, 실제 주인은 B씨의 친오빠인 C씨였다. C씨 개인금고에선 LSD 마약 550장 등이 발견됐다. C씨는 본인 투약 목적으로 지난 6월 텔레그램을 통해 독일에서 MDMA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망에 걸리더라도 ‘오배송’으로 진술할 목적으로 친동생 B씨의 명의를 이용했다.
마약류 사범 2명 중 1명이 수도권에서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절반이 재범자로, 마약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요구된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의원실(더불어민주당·대전서구갑)이 경찰청·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경기일보가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전국 마약류 검거인원은 1만626명, 1만2천387명, 1만7천817명 등 해마다 늘어왔다. 올해만 해도 1월부터 8월까지만 9천498명에 달한다.
이때 마약류 검거인원은 마약사범, 향정사범, 대마사범 등을 모두 합친 개념이다.
시·도별로 자세히 보면 마약류 검거인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다. 2021년 2천819명, 2022년 3천167명, 2023년 4천235명, 올해(1~8월) 2천520명 등 연평균 3천185명이다. 전국 마약류 사범 4명 중 1명이 경기도민이거나 경기도에서 붙잡혔다는 의미다.
이어 2위는 서울(연평균 2천854명), 3위는 인천(1천61명)이다. 국내 마약류 사범 둘 중 하나가 수도권 안에서 걸린 셈이다.
반면 전국에서 마약류 사범이 가장 적은 지역은 세종으로 분석됐다. 2021년 18명, 2022년 29명, 2023년 59명, 올해 57명 등 연평균 검거인원이 40명 수준이다. 경기도와는 약 80배 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같은 마약류 검거인원의 절반은 초범, 나머지 절반은 재범이라는 점이다.
마약류의 중독성 및 의존성이 완전히 치료 되고 있지 않다는 게 절대적 이유지만, 음지에서만 번지던 마약류가 점점 SNS 등을 통해 양지 가까이 나오면서 진입장벽을 낮춘 것도 한몫 한다.
전국의 마약류 재범인원만 따로 분석해도 2021년 5천357명(재범률 50.4%), 2022년 6천178명(49.9%), 2023년 8천821명(49.5%), 올해(1~8월) 4천918명(51.8%) 규모다.
불법마약 예방교육을 진행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치료보호기관, 중독재활센터 외에도 ‘마약사범재활전담교정시설’, ‘24시마약류전화상담센터’ 등 범정부적 예방·재활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마약류 범죄가 전국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여러 사회적 지표에서 ‘1등’을 기록하기 쉽지만 범죄만큼은 ‘예외 상황’이 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마약류 사범을 처벌하기 앞서 치료부터 하자’는 목소리가 많았기에 사회도 점차 그렇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딱 과도기 상태”라며 “처벌도, 치료도 지금 제대로 방향을 못 잡으면 ‘마약청정국’이 옛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마약 치료 인프라 수도권 쏠렸지만… 효과는 글쎄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41009580263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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