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주역’ 고향 의령…국어사전박물관 추진

최진석 2024. 10. 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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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오늘은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글날입니다.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글을 지켜낸 조선어학회 사건의 주요 인물들이 의령 출신인 것을 아시는지요?

사전의 순우리말, '말모이'를 만든 주역들의 고향, 의령에서는 이들의 공을 기리기 위해 국어사전 박물관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자 대신 한글이 새겨진 묘비가 자리 잡은 남저 이우식 선생의 묘지입니다.

한글날을 앞두고, 이우식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대학생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전영서/경상국립대 3학년 : "이우식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 덕분에 저희가 지금 우리 말을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1891년, 의령에서 태어난 이우식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 국어사전 '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위해 조선어학회에 거액을 후원하는 등 한글 지킴이로 헌신했습니다.

이우식 선생은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구속돼, 모진 고문을 받고 2년여 옥고를 겪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합니다.

[박용식/경상국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이우식 선생은 당시에 당신의 재산을 거의 다 사전 만드는 데 투자하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으신 그런 분입니다."]

일제의 탄압에도 한글 보급에 앞장섰던 조선어학회 첫 간사장, 고루 이극로 선생.

사전 편찬 과정에서 철학과 윤리학 등 전문용어 풀이를 책임졌던 한뫼 안호상 선생.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희생했던 이들의 고향은 의령입니다.

의령군이 국립 국어사전박물관을 의령에 건립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김복근/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추진위 공동대표 : "국어사전 박물관은 우리 언어 정책에도 참여하고 또 우리 국어사전을 제대로 펴내기 위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 애를 쓰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공약에도 포함된 국립 국어사전박물관 건립, 경남도의회도 지난 5월 박물관 건립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지만, 아직 뚜렷한 후속 움직임은 없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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