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승리→승부는 잠실로…정작 강철매직은 “내 미스로 망쳤다고 생각했다” 왜? [준PO4]

김동영 2024. 10. 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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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수들이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에서 11회말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 기자] “내 미스로 경기가 어렵게 갔다.”

LG가 기세를 잡은 듯했다. 그러나 KT ‘강철매직’이 다시 터졌다. 끈적한 경기 끝에 연장 11회 이겼다. 이강천 감독도 웃었다. 대신 ‘자책’도 남겼다.

KT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에서 11회 심우준 끝내기 안타를 통해 6-5로 이겼다.

시리즈 2승 2패다. 잠실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1차전 승리로 ‘가을 기세’를 이어갔으나, 2차전은 2-7로 크게 패하고 말았다. 홈에서 열린 3차전도 5-6으로 졌다.

KT 이강철 감독이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에 앞서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날도 쉽지 않았다. 초반 1-3으로 밀렸다. 선발 쿠에바스가 4이닝 3실점이다. 대신 타선이 힘을 내면서 5-3으로 뒤집었다.

다시 흔들렸다. 고영표가 5회 올라와 8회 1사까지 잘 막고 내려갔다. 5-3으로 앞선 상황. 믿었던 소형준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래도 마무리 박영현이 버텼다. 8회 2사 후 올라와 3.1이닝 무실점이다. 그리고 11회말 심우준이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내 투수교체 미스다. 경기를 망쳤다고 생각했다. 고영표를 더 쓸까 하다가 소형준과 바꿨다. 그냥 고영표-박영현으로 끝냈어야 했다. 선수단 전부에게 고맙다. 5차전 선발은 엄상백이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강철 감독과 일문일답.

KT 투수 고영표가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 7회초 2사 1루에서 LG 오스틴의 타구를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승리 소감은.

좋은 경기 했다. 내 투수교체 미스다. 경기를 망쳤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줬다. 어차피 지면 끝이기에 박영현을 3이닝 썼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선수단 전부에게 고맙다.

소형준 나간 타이밍이 내 미스다. 생각을 계속했다. ‘동점까지 고영표로 가자’고 계속 생각했는데, 보니까 힘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구수도 50구가 넘었다. 상대가 너무 손을 못 대니까 계속 가야겠다 싶었다. 한편으로는 ‘맞을 때가 됐다’ 싶기도 했다. 결국 결과론이지만, 고영표-박영현으로 끝냈어야 했다.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둔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소형준 구위가 떨어진 것 같은데.

잠실에서 구위가 너무 좋았다. 믿고 썼다. 운이 없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닌데 코스가 좋았다. 소형준도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서 흔들린 것 같다. 주목적인 땅볼 타구는 다 만들었다. 실점 했지만, 정말 잘 던졌다.

-박영현 투입 타이밍이 고민이었을 것 같은데.

고영표가 8회 1사에서 내려갔다. 박영현을 바로 올리면 연장까지 갈 경우 힘들 것 같았다. 2사까지 보고 있었다. 안 쓰고 지면 억울할 것 같았다. 그래서 박영현을 냈다. 5차전은 봐야 할 것 같다. 내일 쉬고 다시 보겠다.

고영표로 끝까지 갈 생각도 했다. 오늘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체인지업은 피로도가 있다. 결국 이기면 다 된다. 다 지나기는 일이 된다. 오늘 1점만 더 냈다면 고영표를 빨리 빼고 싶었다. ‘내일이 없다’는 생각에 더 갔다.

KT 소형준이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에서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11회말 무사 만루에서 2사 만루가 됐을 때 어땠나.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야구가 정말 신기하다. 무사 만루보다 2사 만루에서 확률이 더 높다. 심우준 감이 나쁘지 않았다. 오늘 운이 우리 쪽으로 왔다.

-11회말 황재균 타석 때 대타 고민은 안 했나.

고민 많이 했다. 뒤에 정우영이 나올 것 같더라. 천성호를 쓸 수 없었다. 송민섭 타석 때 대타로 천성호를 써야 했다. 아니면 외야가 전멸이다. 황재균이 생각지도 않게 번트를 잘 대줬다. 찬스를 만들어줬다.

-12회 갔다면 박영현으로 계속 갔나.

박영현은 내렸을 것이다. 우규민 준비한 상태다. 다른 투수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볼넷이 걸린다. 우규민은 맞아도 볼넷은 주는 투수는 아니다.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다.

KT 박영현이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경기 8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장성우 체력이 걱정일 것 같은데.

많이 힘들 것이다. 전 경기 나가고 있다. 스윙도 무뎌진 것 같다. 결과 가지고 내가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살아나기를 바랄 뿐이다.

-5위 결정전-와일드카드전에 이어 또 ‘내일이 없는 경기’를 하는데.

잠실에 짐을 싸서 가야 할 것 같다. 우리가 그런 경기는 잘하는 것 같다. 승기를 줬는데 또 뺏어왔다. 정규시즌 막판 키움전 때도 그랬다. 운이 따르는 것 같다. 결국 운이 따라야 하는 것 아니겠나.

-5차전 선발은 누구인지.

엄상백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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