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앞다퉈 ‘법률AI’ 서비스 내는데… 한국은 제자리 [성장 못하는 한국 리걸테크 (중)]

정원일 2024. 10. 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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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명확한 기준 부재, 변호사단체와의 갈등으로 국내 리걸테크 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십수년째 리스크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선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기술 발전세가 뚜렷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미국의 유명 리걸테크 기업 하비는 지난 2022년 설립됐지만, 챗GPT 기반의 서비스 '하비AI'를 내세우며 이미 굵직한 사업들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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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투자 늘리고 기업 인수
글로벌 리걸테크, 기술 고도화 속도
한국 등 해외로 서비스 확장 나서
국내선 사업 두고 업계 갈등 이어져
정부의 명확한 기준 부재, 변호사단체와의 갈등으로 국내 리걸테크 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십수년째 리스크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선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기술 발전세가 뚜렷하다. 한국 리걸테크 산업만 '갈라파고스'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집을 불린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들이 진격해오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미국의 유명 리걸테크 기업 하비는 지난 2022년 설립됐지만, 챗GPT 기반의 서비스 '하비AI'를 내세우며 이미 굵직한 사업들을 맡고 있다. 하비AI는 법률리서치, 문서 요약, 문서 리뷰, 계약서 초안 작성 등의 기능을 서비스한다. 하비는 지난해 2월 글로벌 대형 로펌 앨런앤오버리와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장도 리걸테크 업계를 주목한다. 하비는 최근 구글벤처스(GV)가 이끄는 시리즈 C라운드에서 1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비롯해 클라이너 퍼킨스, 세쿼이아 캐피털 등 큰손들이 투자에 참여하면서 하비의 기업가치는 15억달러(약 1조9600억원)까지 치솟았다. 하비는 투자금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확보한 신규 자본을 통해 AI모델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다국적 기업인 톰슨로이터 역시 AI 기반 리걸테크 서비스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12년 판례 등 법률정보를 서비스해 온 '로앤비'를 인수, 국내 리걸테크 업계에도 진출한 바 있다.

톰슨로이터는 법률검색 서비스 '웨스트 로 프레시전', 온라인 법률 실무 지원 서비스 '프랙티컬 로' 등을 운영하는데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도 기존 자사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통합한 결과물을 내놓는 등 AI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엔 법률 전문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영국 스타트업 '세이프 사인 테크놀로지' 인수를 발표하는 등 AI 고도화를 위한 투자도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렉시스넥시스도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 렉시스넥시스는 글로벌 법률 정보기업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15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6월엔 문서 초안 작성기술 등을 보유한 리걸테크 기업 헨치맨을 인수했다. 이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170개 이상의 법률 및 기업 고객을 보유한 업체다. 렉시스넥시스는 해당 업체 인수를 통해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더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글로벌 업체가 투자와 인수, AI 기술개발·서비스 확장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동안 국내 시장에선 한숨 소리만 점차 커진다. 당장 드러난 문제만 해도 △법률AI 사업에 대한 정부 가이드라인이 없는 점 △국회의 더딘 법률안 추진과 실효성 △기존 시장 주도세력의 반발 등 곳곳에 산적해 있다고 업계는 호소한다.

한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리걸테크 업계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이 상황에서 노하우를 쌓은 해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할 경우 경쟁이 될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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