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외할머니'에서 피어난 선교의 향기

CBS노컷뉴스 최종우선임기자 2024. 10. 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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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우리교회(141) / 등불교회(인천 부평구)
마을친화적교회…커피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공간
카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노인 일자리 창출
12년 전 성도들과 함께 운영…본의 아니게 '이중직'
외국인근로자·청년들 바리스타 교육 통해 일자리 제공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8주과정 프로그램 진행
김목사의 카페사역 해외 선교의 유용한 도구로 쓰여져
등불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까페 외할머니'
외할머니 까페 내부 모습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141번째 순서로 '카페 외할머니'를 열어 국내외 선교의 도구로 활용하는가하면 마을주민들과 소통하며 선교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불교회를 만나본다.

인천시 부개동 거리에 위치한 소박한 건물의 등불교회.

이곳은 매주일 예배를 보는 공간이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김헌래담임목사는 등불교회를 마을친화적교회라고 설명한다.

김헌래 등불교회담임목사

[김헌래목사/등불교회 담임]
"등불교회는 마을 친화적인 교회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교회 안의 카페 또 카페 안의 교회가 상호 침투하고 있기 때문에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교회를 찾는 거고, 또 교회를 찾는 사람들은 또 카페에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게 되기 때문에 온 동네 사람들이 찾아와서 친근하게 대할 수 있고 또 만날 수 있는…"

등불교회가 카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노인 일자리 창출이었다.

[김헌래목사/등불교회 담임]
"처음에 와서 부임 심방을 드렸는데 권사님 두 분, 내외분이 살고 계셨는데 구청에서 시행하는 실버 바리스타 과정이 있어서 그걸 이수하면 바리스타 자격증과 함께 실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해서 갔는데 그 당시에 68세셨는데 60대 초반 젊은 분들한테 나이 때문에 밀렸다고 속상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제가 커피에 대해서 아니까 커피를 가지고 우리 교회에서도 카페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우리가 한번 해보자고 해서 이제 시작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또 그렇게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제가 가진 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럼 정부에서 지원하는 마을 기업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우리가 한번 거기에 도전해보자 해서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그렇게 신청하게 됐고 또 여러 가지 조건상 거의 그렇게 마을 기업으로 될 확률이 아주 없었기 때문에 기도하는 마음 가지고 했는데 기적적으로 선정이 돼서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죠."

당시 김목사에게 커피교육을 받고 카페에서 일했던 황경자권사.

팔순이 넘었지만 지금도 그 시절이 그리워 가끔씩 나와 김목사의 일을 돕고 있다.

황경자 등불교회권사

[황경자/등불교회 권사]
"김헌래목사님께서 노인들 일자리 주시기 위해서 이 카페를 열게 되셨는데 그 당시 너무너무 감사한 거예요. 실수해도 너그럽게 봐주시고 그때의 실수담을 말씀드리면 처음에 배울 때는 몰랐잖아요. 그래서 실수도 좀 했었어요. 한번은 손님이 오셨는데 초코 라떼를 주문하시는 거예요. 근데 처음이니까 잘 몰라가지고 그걸 잘못했어요. 그래서 그분한테 죄송하다고 이제 그런 기억도 나고, 또 이제 여럿이 같이 일하시는 권사님들도 하늘나라 가신 분들도 있고, 지금 저도 나이가 여든 훨씬 넘었으니까 그때가 너무 그리운 거예요. 그래서 카페가 바쁠 때는 가끔 나와서 도와드리고 있어요."

12년 전 성도들과 함께 시작한 등불교회의 카페운영은 본의 아니게 이중직목회가 됐다.

[김헌래목사/등불교회 담임]
"처음에는 이중직 생각이라고 하는 개념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라 우리 교회 권사님들 일자리 만들어 드리자고 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되었는데 처음에 시작할 때는 70대셨는데 이제 한 10여 년 지나고 나니까 다 80 이상 되셔서 돌아가시기도 하고 또 편찮으시고 그래서 한 분 두 분씩 그만두셔서 이제 저만 남았습니다. 저만 남아서 자연스럽게 이중직이 되어버리고 말았죠. 그래서 교회 목사, 그리고 카페 대표, 또 여기가 제 직장이 되어 버렸어요."

이중직 목회자가 된 김 목사는 커피를 통해 이웃을 섬기고 그 안에서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김헌래목사가 청년들에게 바리스타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외국인 근로자, 청년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찾게 하고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8주과정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헌래목사/등불교회 담임]
"외할머니 카페에서는 바리스타 교육을 통해서 직업으로 삼고자 하시는 분들, 혹은 카페를 창업하시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고 제가 직접 8주 과정을 거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드리고 모든 커피 음료나 아니면 기타 음료를 제조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을 가르쳐 드리고…"

또, 김 목사의 카페사역은 해외 선교의 유용한 도구로도 쓰여 지고 있다.

김헌래목사는 카페사역을 해외 선교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김헌래목사/등불교회 담임]
"코로나 기간 동안에 우리나라에 와 있던 선교사님들에게 커피를 가르쳐드리기도 하고 또 선교지 인도나 아니면 미얀마 또 네팔, 필리핀, 태국 등지의 현지에 가서 현지인들에게 커피를 가르치기도 하고 또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들 중에서 이제 자기나라로 돌아가기 전에 커피를 배워서 본국으로 돌아가서 커피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커피를 가르치기도 했죠."

김헌래목사에게 바리스타교육을 받고 인도의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자격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이도형교수.

김헌래 목사의 커피교육이 인도 청년들의 창업까지 이어져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도형 인도 첸나이 마드라스크리스천칼리지 평생교육원교수와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학생들.

[이도형교수/인도 첸나이 마드라스크리스천칼리지 평생교육원]
"커피를 저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인도에 와서 인도에 있는 가난한 청년들에게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바리스타를 생각하게 됐어요.그러다 김헌래 목사님을 만났고 김 목사님께 커피를 내리는 법부터 가르치는 법까지 해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그리고 인도에 와서는 코로나가 닥치고 그런 바람에 뜻을 쉽게 실현하지 못하다가 재작년부터 아이들을 모아서 대학교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으로서 바리스타, 그리고 베이커리, 한식 조리 등 세 가지를 묶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취업도 하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가난한 청소년들이 자기 직업, 자기 사업을 갖고 클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하는 겁니다. 이런 과정을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등불교회 김헌래 목사님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그 배운 것을 인도에 와서 지금 잘 활용해서 현재 3기째 하고 있는데요. 이번 12월에 첫 창업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처럼 선교의 장을 넓혀가고 있는 등불교회는 외할머니 카페가 주는 친근감으로 커피이상의 따뜻한 위로를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김헌래목사와 지역 주민들과의 대화모습

[김헌래목사/등불교회담임]
"제가 카페를 시작하면서 제 스스로 세웠던 슬로건은 '커피 향기와 더불어 그리스도의 향기를'이라고 하는 슬로건이었는데 제 스스로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을 제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또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이 전달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여기 찾아오는 모든 분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분들이 나에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든지, 그분들의 모습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에게 찾아오신다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대화하려고 노력을 하죠. 저도 피곤하고 때로는 짜증 나고 때로는 마음에 염려도 있고 때로는 두려움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저를 여기에 세워주신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려고 애쓰는 거죠."

카페에서 나누는 소소한 대화들은 많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준다.

[전영례/지역주민]
"목사님이 바쁘셔도 우리들 얘기를 잘 들어주시고 맛있는 차와 커피도 타서 주시고 너무 잘 해주시니까 행복하고 좋아요."

[강옥희/지역주민]
"커피도 더 다른 집보다 맛있고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곳, 또 우리들 얘기를 마음껏 누리고 갈 수 있는 곳 편안하니 좋아요."

[조송자/지역주민]
"다른 곳은 너무 복잡해서 조용히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데도 못하고 그냥 올 때가 있어요. 그런데 외할머니 카페는 조용하고 또 목사님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 좋아요."

동네 목사로, 주민들의 친구로 또 해외 선교사로 카페를 통해 작은 빛을 지역사회와 세계에 비추고 있는 등불교회.

김헌래목사는 오늘도 그 누군가의 친구로 커피와 더불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영상기자 / 정용현, 영상편집 /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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