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육로 끊고 요새화”… 軍 “도발 땐 압도적 응징”
美 전략자산 전개 따른 자위적 조치”
군사분계선 인근 변화 포착 안 돼
요새화 공사, 어떤 구조물인지 안 밝혀
北, 대전차 방벽·지뢰 매설 등 계속해와
북한이 남측으로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끊고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참모부는 또 “예민한 남쪽 국경 일대에서 진행되는 요새화 공사와 관련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9일 9시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도 이날 “유엔사와 조선인민군 핫라인을 통해 메시지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남북 육로 단절을 위한 공사 착수를 통보하며 “다수의 우리 측 인원과 중장비들이 투입될 것이고,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휴전선 부근에서 남북을 잇는 도로 등을 폐쇄하는 등 단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하나의 국가를 지향하는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임을 선언한 뒤 올해 초부터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이 군 당국에 의해 포착됐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군사분계선(MDL) 북측 지역에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불모지 작업을 진행했고 대전차 방벽과 지뢰도 매설했다. 공사 중 지뢰 폭발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올해 6월, 7월에는 남북 평화 교류의 상징인 동해선 철로와 경의선 철로도 폐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체제상 수령의 교시는 다양한 형태로 이행되어야 하므로 군을 총괄하는 총참모부가 김정은의 지시를 이행하는 보도를 낸 것”이라며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에 진행 중인 조치는 새로운 것 없이 지난 몇 달간 진행했던 것을 김정은의 발언 이후 공식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는 것을 두고는 “한·미 간 갈라치기”라며 “미군에게 통지를 보낸 것은 도발과 긴장의 책임을 한국에 돌리고, 자신들은 우발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 전달 의도”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에 영토조항을 신설했거나 신설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영토조항과 관련된 개정이 있었으며, 인민군 총참모부가 첫 조치로서 국경차단 조치에 나선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면서 개헌이 없었다면 두 국가론에 대한 군사적 후속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측 지역은 ‘주권행사영역’이라 표현하고 남측 지역은 ‘대한민국 영토’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영토조항을 신설하기 전이라고 평가하며 “‘선 단절 및 차단의 단계적 현실화’를 통해 북한 주민에 대한 내부 설득력을 확보하고 대내외 여파를 줄여 가며 최종적으로 헌법 개정으로 수렴하려는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을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 및 지휘 세력까지 압도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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